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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한국 자생식물 이야기〈22〉 죽절초(Sarcandra glabra (Thunb.) Nakai)
대나무를 닮은 아관목, 죽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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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국립백두대간수목원)


나무임에도 풀이라 불리는 식물이 더러 있다
. 골담초(骨擔草), 만병초(萬病草)는 약성이 좋은 탓에 나무임에도 약초라는 의미를 부각시키 위해 초()란 이름으로 불린 것이다.

뼈를 책임지는 풀을 뜻하는 골담초는 중국에서 들여와서 예로부터 관절염에 효능이 있는 약용식물로 이용되고 있다. ‘만병에 잘 듣는 풀을 뜻하는 만병초는 예로부터 그 잎을 약용해왔다. 죽절초(竹節草)대나무처럼 줄기에 마디가 발달하는 풀이라는 뜻에서 그리 불린다.

국내에 자생하는 홀아비꽃대과에는 홀아비꽃대, 옥녀꽃대, 꽃대(이상 홀아비꽃대속)와 죽절초(죽절초속)가 있다. 홀아비는 전국적으로 흔하게 분포한다.

옥녀꽃대와 꽃대는 남부지방에 주로 분포한다
. 홀아비꽃대와 달리, 옥녀꽃대 열매 자루는 옆으로 누우면서 성숙한다. ‘꽃대는 꽃대가 1개 달리는 홀아비꽃대, 옥녀꽃대와 달리, 보통 꽃대가 2개 달린다. 홀아비꽃대속 식물과 달리, 죽절초속 죽절초는 풀 느낌이 살짝 나는 목본이다.

죽절초(Sarcandra glabra)는 전세계적으로 중국(중남부), 일본(중남부),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 등에 분포하며, 국내에선 제주도에 제한적으로 분포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하천을 따라 드물게 분포한다
. 제주도가 죽절초 서식의 최북단이다. 현재, 환경부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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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철초(금원산 수목원)


상록 아관목으로 높이 50~150정도로 자라며, 뿌리에서 새로운 줄기가 잘 나온다. 잎은 마주나며 길이 6~20정도의 장타원형이다. 끝은 뾰족하며 가장자리는 치아상의 톱니가 발달한다.

표면은 짙은 녹색으로 광택을 띈다
. 줄기는 녹색으로 매끈하며 마디가 쇠무릎처럼 부풀어 오른다. 꽃은 4~6월에 가지 끝에 연한 녹색의 양성화로 모여 달린다. 꽃잎과 꽃받침이 없이, 수술과 암술만 존재한다. 열매는 지름 5~7정도의 구형이며, 10~12월에 적색으로 익는데, 보통 5~10개씩 모여 달린다. 종자는 지름 3~4정도의 구형이다.

재배특성 및 번식방법

숲 속에서 자라는 상록성으로, 내음성은 강하나, 추위에는 약한 편이다. 맹아력이 높아서, 분주나 삽목을 통한 무성 대량증식이 용이하다. 자가수분이 잘 되고, 열매가 많이 달린다. 종자를 통한 유성 대량증식도 용이하다.

11~12
월경 성숙한 열매를 채취하여 과육을 제거하고, 물에 1~2일 침지 후 파종하면 발아가 촉진된다. 과육을 제거하지 않는 경우라면, 겨울에 노천매장했다가 이른 봄 꺼내서 파종하면 발아가 잘 된다.

삽목은 연중 가능하며
, 10내외로 줄기를 잘라서(마디를 1개 이상 포함헤서 자른다) 삽목하는데, 발근이 잘 된다. 세력이 왕성하면 맹아가 쭉쭉 올라오는데, 2개 이상의 줄기를 붙여서 포기를 나누면 좋다.

원예·조경용

상록성의 푸릇푸릇한 잎, 겨울부터 봄에 걸쳐 수북히 달리는 새빨간 열매, 분화로 키우기 적당하게 아담한 크기, 내음성이 강해서 실내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 등이 죽철초의 매력이다.

남부지방에선 정원, 공원, 화단 조성용 소재로 안성맞춤이다. 중부 이북 지방에선 잎과 열매를 감상하는 실내 관엽·반려 식물로 활용하면 좋다. 또한, 줄기가 곧고 매끈하고 열매가 아름다워 꽃꽂이 소재로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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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절초 열매


식·약용

죽절초는 차로 마시는 것이 보편적이다. 1L에 말린 죽절초 잎 10을 넣고 끓인다. 맛은 약간 쌉싸름하지만 향이 좋아서 마시기 좋다고 한다.


관절염과 신경통 등 통증 완화에 효가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잎과 줄기를 약용으로 이용한다,

겨울철에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 관상가치가 높은 상록수들이 제법 많다. 먼나무, 감탕나무, 호랑가시나무, 죽절초가 그렇다. 좁다면 좁은 대한민국에 산과 바다가 있고, 난대식물, 온대식물, 아한대식물이 골고루 분포하는 등 다양한 식물이 자리잡고 있어서 고맙다.

다양한 식물을 접하면서, 각각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더 이상 인생이 심심하지않다. 감사한 일이다. 춥고 긴 겨울, 마음이 살짝 아프다면 밖으로 나가 푸른 잎과 빨간 열매를 만나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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