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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중인데 더 좋아진 러 경제”…은행도 사상 최대 이익
IMF, 올해 러 성장률 1.1→2.6% 상향
러 은행 수익 49조원…전년비 16배 증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EPA]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는 오히려 경제가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 1.1%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1.5%포인트 상향 조정은 세계경제전망에 포함된 국가들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IMF의 전망치는 러시아중앙은행(CBR)의 전망치인 0.5~1.5%나 러시아 재무부 예상치인 2.3%보다도 높다. 러시아 경제에 대해 자국 내에서보다 더 강하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피에르 올리비에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경제가 IMF나 다른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양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러시아의 ‘전쟁 경제’에서 정부 지출에 의한 강력한 부양책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견조한 상품 가격은 화석 연료 관련 수출 수익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고, 전반적인 경제 활동에 크게 기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식 전망보다 더 높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성장률에 대해 중앙은행은 2.2~2.7%, 재무부는 3.5%를 예상했는데, 푸틴 대통령은 4.0%도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은행들도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다.

러시아중앙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해 러시아 은행들이 전년보다 약 16배 증가한 3조3000억루블(약 49조원)의 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1조루블을 겨우 넘을 것으로 추정한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소비자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34.5% 급증한 것이 은행 이익을 견인했다.

또한 전쟁 이후 경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를 떠나는 서방 기업들이 강제로 매각하게 된 자산을 구입하기 위한 자금 차입 증가가 은행 이익에 보탬이 됐다.

이러한 상황은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제가 양호함을 시사한다.

FT는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에 사용할 재정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서방이 여러 차례 가한 제재의 효과에 대해 새로운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러시아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년 전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고란차스 이코노미스트는 경고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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