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2019년 5월 타이베이 101 타워 앞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 기념식이 열렸다. [사진=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대만에서 2019년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후 동성 결혼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행정원 성별평등처가 29일 발표한 '2024년 젠더 이미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동성 부부는 2만5000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30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이 전했다.

성별평등처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누적 동성 결혼자가 2만5716명이며 이 가운데 남성이 7748명, 여성이 1만7968명이라고 밝혔다.

외국인과 동성 결혼한 대만인은 1054명으로 남성이 644명, 여성이 410명이었다.

내정부 산하 호적 담당 호정사(司·국)에 따르면 이혼한 동성 부부는 2019년 110쌍에서 2023년 781쌍으로 늘어 총 2382쌍이 이혼했다.

앞서 대만 최고법원은 지난 2017년 5월 동성 결혼을 금지한 민법의 혼인 조항이 위헌이라면서 2년 내 관련 법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이 없으면 자동으로 동성 결혼 신고를 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대만 사회에서는 최고법원의 결정을 어떤 식으로 법제화할 것인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으나 2019년 5월 17일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내용의 특별법안이 입법원을 통과하고 같은 달 22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특별법 서명 등을 거쳐 동성 간 혼인이 합법화됐다.

지난해 1월에는 대만인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적자의 동성 혼인 신고도 허용했다. 그동안은 대만인이 중국, 홍콩, 마카오 등 동성 결혼을 금하는 나라 출신의 파트너와 혼인 신고가 금지됐었다.

또한 대만 입법원(국회)은 지난해 5월 16일 동성 부부가 공동으로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률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