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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은 다를 줄 알았는데”…美 보호무역 지속에 짜증난 유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의 정치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물러가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새 시대를 기대했던 유럽이 지금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당초 예상과 달리 정권이 바뀐 후에도 지속됐다는 평가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적 태도에 유럽이 짜증내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의 제한적인 무역관을 되풀이하면서 유럽 관리들은 미국이 예전같지 않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당시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이에 유럽에선 전임 트럼프 대통령과 빚었던 무역 갈등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환영했다.

하지만 막상 취임 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뒤집지 않고 오히려 많은 정책을 진전시켰다는 지적이다.

그는 무역 장벽을 유지하고, 유럽 기업들은 미국 제조업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했으며 미국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동맹국들을 놀라게 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에 유럽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버리고 세계 무역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올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에서 누가 승리하든 상관없이 미국의 경제 정책이 유럽에 유리하지 않은 쪽으로 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유럽 외교관은 “허니문은 끝났다”고 말했다.

유럽 관리들은 미국이 중국과 경쟁하려는 움직임이 대서양 전역에 부수적인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미국에 경고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리비에 베쉬트 프랑스 외교부 통상장관은 지난달 워싱턴 방문 당시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우리는 오래된 짝이고, 우리의 문제를 갖고 있지만 무역 차이를 다루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미국의 의제가 유럽과 균열을 일으켰다는 지적에 대해 일축하며 두 동맹이 주요 전략적 문제에서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럽의 시선은 다르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유럽연합(EU) 수석부집행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와 EU 관리들이 전 정부에서 물려받은 무역 갈등 문제 등에서 효과적으로 협력해 왔지만 더 큰 유연성을 바랐다”고 밝혔다.

EU 무역담당 집행위원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지낸 파스칼 라미는 바이든 행정부가 EU와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관심을 공유하고 있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보호주의적이고 무역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고 평가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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