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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재소녀’ 10대 女피겨선수 도핑 판정에 러시아 시끌…“우리 애는 정직해”
CAS, 금메달 박탈·선수자격 정지 결정
스위스 로잔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7)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도핑 방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정하고 4년간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사진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을 때 발리예바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7)가 금지 약물 사용이 인정됐다.

이로 인해 발리예바는 지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빼앗겼다. 선수 자격도 4년간 박탈됐다. 러시아는 이러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위스 로잔의 CAS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발리예바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도핑 방지 규정을 어겼는지를 심리했다.

CAS 재판부는 발리예바가 도핑 방지 규정상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에 양성 반응을 보인 점을 사실로 받아들였다. 이 약물에는 협심증 치료제 성분이 들어있다. 운동선수의 신체 효율 향상에 쓰일 수 있기에 2014년부터 금지약물로 분류됐다.

CAS는 이로써 발리예바가 약물 검사 후인 2022년 2월 참가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단체전에서 러시아가 얻은 금메달 역시 발탈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발리예바가 단체전 우승에 도움을 준 만큼 해당 금메달은 무효"라며 "그 이후 발리예바가 달성한 모든 경쟁 대회의 결과도 무효"라고 설명했다.

발리예바에게는 4년간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발리예바의 자격 정지 기간은 약물 검사가 있던 2021년 12월부터 시작해 내년 12월까지다.

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 [연합]

러시아는 CAS의 결정에 술렁이고 있다.

발리예바는 주니어 시절부터 남자 선수도 하기 힘든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안정적으로 구사한 러시아 내 스타 선수다. 압도적인 기량으로 세계 기록 경신 행진에 나서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는 정치적 결정"이라며 "우리는 러시아 선수의 이익을 끝까지 보호해야 한다. 항소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할 것"이라고 했다.

발리예바는 할아버지의 심장약 성분 때문에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리예바의 변호사 안드레아 피나는 성명에서 항소 여부를 결정하기 앞서 CAS 판정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피겨의 대모 타티아나 타라소바는 "이번 결정에 정의는 없었다"며 "발리예바처럼 정직하고 훌륭하고 재능있는 선수가 어린 나이에 가혹하고 정의롭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안타깝다. 러시아를 향한 증오가 그녀에게 퍼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발리예바는 2021년 12월 러시아 전국 피겨스케이트 선수권 대회에서 받은 약물 검사에서 트리메타지딘 성분에 양성 반응이 나와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 중에 이듬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에서는 메달을 얻지 못했다.

그는 2022~2023시즌 러시아 국내 대회에선 꾸준히 메달을 땄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에선 4위에 올랐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키릴 리히터의 '인 메모리엄'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뒤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연합]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키릴 리히터의 '인 메모리엄'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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