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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법원, 中 헝다에 청산 명령…중국법원 인정 여부 관건
중국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본사 전경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홍콩 법원이 29일 중국 부동산 위기 지원지 중 하나인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렸다. 남은 관건은 홍콩 법원의 판결을 중국 법원이 인정하느냐 여부다.

로이터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고등법원은 헝다를 청산해 달라는 채권자 청원을 승인했다. 홍콩 법원이 청산을 명령한 최초의 사례다.

린다 찬 판사는 “실행 가능한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진전이 명백히 부족한 점을 고려해 청산 명령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명령한다”고 밝혔다.

헝다의 임시 청산인은 이날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지명될 예정이다. 법원 명령 직후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식의 거래는 중단됐다.

임시 청산인은 헝다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부채 구조조정 협상과 자산 통제 등의 문제를 처리하게 된다. 채권자들은 임시 청산인에게 헝다에 대한 채권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SCMP는 “헝다의 자산이 대부분 중국 본토에 있어 홍콩 법원의 명령은 관할권을 초월한 문제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헝다가 홍콩 법원 명령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2022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헝다는 완공 임박부터 건설 중인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단계의 프로젝트 1200여개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은 2022년 6월 톱샤인글로벌이 헝다에 투자한 8억6250만홍콩달러(약 1475억원)를 회수하기 위해 제기했다. 그간 헝다는 채권자와 당국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이면서 청산 심리를 7차례 연장하며 시간을 벌어왔다.

찬 판사는 이날 “(청산 소송) 심리가 1년반 동안 이어졌지만 헝다는 여전히 구체적인 구조조정 제안을 내놓지 못했다”며 “법원이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말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로펌 애셔스트의 랜스 장 파트너 변호사는 “시장은 임시 청산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주시할 것”이라며 “특히 2021년 중국-홍콩 간 체결한 국경 간 파산 사건 관련 협정에 따라 중국 내 3개 지정 법원 중 어느 한 곳으로부터라도 인정 받을 수 있을지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산인이 중국 법원에서 그러한 인정을 받지 못하면 중국 역내 자산에 대한 집행 권한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헝다는 2021년 말 역외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시작으로 주택건설 중단,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의 중심에 서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개발업체로, 총부채는 약 443조원(약 3270억달러) 수준에 이른다.

로이터는 “중국 정책입안자들이 심화하는 위기를 억제하려 노력하는 와중에 이날 홍콩 법원의 판결은 중국 금융 시장에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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