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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이 쏜 무기, 하마스에겐 ‘선물’…미사일로 재사용
NYT “하마스, 불량 안 한 이스라엘 폭발물로 중무장”
“불량 폭탄, 미사일 수백발로 재사용 가능성”
지난해 12월 28일 이스라엘군이 장갑차(APC)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섬멸과정에서 사용한 무기가 하마스에서 재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과 군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과 가자지구 전쟁에서 사용된 상당수의 무기가 이스라엘군이 쏜 미사일 등을 재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 최소 2만2000발의 공습을 가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공습에서 폭발하지 않은 수천 발의 폭발물들이 하마스에 의해 수거됐을 것으로 이들은 관측했다.

가자지구에 있는 유엔 지뢰행동국의 찰스 버치 대표는 “총기, 수류탄, 그 밖의 군수품들은 이 전쟁이 끝나면 폭발되지 않은 무기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하마스에게 주는 공짜 선물과 같다”고 말했다.

NYT는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군이 지난 17년간 가자 봉쇄를 강행하기 위해 사용한 무기들이 이제 그들을 향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미군이 사용한 폭발물들을 이용해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공격을 퍼부을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10% 정도의 군수품이 폭발에 실패하지만, 이스라엘의 경우 그 수치가 더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사용한 무기들 중에선 베트남 전쟁 당시 사용되는 등 노쇠한 물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정보관은 NYT에 “발사된 미사일들의 불발율은 15%까지 이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경찰 폭탄 처리 부서의 전 부소장이자 이스라엘 경찰 컨설턴트인 마이클 카다시는 “폭발되지 않은 무기는 하마스의 주요 무기 공급원”이라며 “이같은 폭발물들이 이제 하마스의 손에서 상당 부분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수년간 이뤄진 폭격으로 남겨진 폭발물들은 이제 재사용될 위험만 남아있으며 750파운드 정도의 불량 폭탄 하나가 수백발의 미사일이나 로켓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 당국도 자국의 무기고가 도난에 취약하다는 사실과 더불어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공격 전부터 무기 탈취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NYT는 설명했다.

지난해 초 이스라엘군 보고서에 따르면 경비가 허술한 기지에서 수천발의 총알과 수백발의 총과 수류탄이 도난당했다고 했다. 이 보고서에는 “탈취된 무기 중 일부는 서안지구과 가자지구로 옮겨졌다”며 “우리의 무기가 적들에게 연료처럼 공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하마스는 NYT의 질의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해체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하마스의 무기에 관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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