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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람객이 내 몸 만지는데, 안 막았다” 누드 연기자, 뉴욕 미술관에 소송 걸었다
행위예술 작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측정할 수 없는 것(Imponderabilia,1977)’[영국 왕립예술 아카데미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미국 뉴욕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현대미술관(MoMA)이 소송을 당했다. 한 누드 연기자가 과거 전시에서 자신의 몸을 만지는 관람객을 제지하지 않았다며 미술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포스트와 영국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남성 예술가 겸 연기자 존 보나페데는 세르비아 출신 행위예술 작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2010년에 연 전시 ‘아티스트는 존재한다(The Artist is Present)’에서 일하는 동안 남성 관람객 여러 명이 자신의 신체 중요 부위를 만졌으나 미술관이 조치하지 않았다며 뉴욕주 법원에 22일(현지시간) 소송을 냈다.

당시 보나페데가 참여했던 작품은 ‘측정할 수 없는 것(Imponderabilia, 1977)’으로 벌거벗은 남녀가 40~50cm가량 떨어진 채 서로를 마주보고 있고, 관람객이 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도록 동선이 짜여 있었다. 그는 이 전시에서 나체 상태로 여성과 75분간 마주보고 서있었다.

MoMA [EPA]

소장에 따르면 보나페데는 문제의 관람객들이 경비원이 뻔히 보이는 곳, 카메라가 녹화 중인 가운데 비슷한 수법으로 자신을 만졌다고 주장했다. 보나페데는 처음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는 보고하지 않고 넘어갔다가, 두 번째부터는 미술관 경비팀에 이를 알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앞서 참여한 연기자가 가만히 서있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됐기에 곤란한 상황에도 버텨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보나페데는 “수년간 정신·감정적 고통을 겪었으며 정신 건강, 신체, 이미지, 경력 등이 상당한 해를 끼쳤다”면서 알려지지 않은 금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번 소송은 2022년 한시법으로 제정된 ‘뉴욕주 성인생존자법’에 따라 제기됐다. 성인생존자법은 공소시효가 지난 성폭력 피해자들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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