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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드플레이 공연 보러 전용헬기 띄운 대통령…"수백만 통근자에게 심각한 모욕" '부글부글'
"교통 혼잡 상황이 대통령 안전 위협될 수 있어" 해명에도
국민 세금으로 공적 목적 아닌 사적 이용 비판 거세
지난 19일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아레나'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공연에 참석한 마르코스 주니어(왼쪽에서 두번째) 대통령과 부인 리자 아라네타 마르코스 여사. [리자 마르코스 페이스북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페르난디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자국 공연을 관람하면서 전용 헬기를 이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교통 체증은 악명 높다. 공연 중 콜드플레이 리더 크리스 마틴이 "우리도 교통 체증을 봐 왔지만, 여러분이 세계 최고인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공연 당일 체증도 심각했다.

영국 가디언의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 등에 따르면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부부는 지난 19일 마닐라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콘서트에 전용 헬기를 이용해 참석했다. 공연장인 필리핀 아레나는 대통령궁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다.

지난 19일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아레나'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부부가 이용한 전용 헬기. [X 갈무리]

당일 콘서트에 4만 명의 기록적인 관중이 몰리면서 사상 유례 없는 교통 체증이 발생, 헬기 이용이 불가피했다는 게 대통령궁의 설명이다.

대통령 경호실 측은 “예기치 못한 교통 혼잡 상황이 대통령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어 헬기를 타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대통령 부부가 공적 목적인 아닌 개인 일정에 국민 세금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애초에 대통령이 공연장에 가면 안 됐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사회 활동가는 끔찍한 교통 상황 속에서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콘서트장에 가는 모습은 "수백만 필리핀 통근자들에게는 심각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CNN은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필리핀에서 정치인이나 기업 임원 또는 그 가족이 개인 전용 헬기나 소형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글로벌 내비게이션 업체 톰톰(TOMTOM)이 발표한 지난해 교통체증지수에서 마닐라는 55개국 400개 도시 중 이동 시장이 가장 느린 도시 1위를 차지했다.

출퇴근 시간 대 마닐라의 평균 이동 속도는 시속 19㎞이며, 10㎞ 거리를 이동할 때 25분 이상 소요된 것으로 조사됐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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