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공국 군주인 알베르 2세(오른쪽)와 부인 샤를린 대공비.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모나코 공국 군주인 알베르 2세(65)가 아내 몰래 전 연인들과 혼외자들에게 거액을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프랑스 르몽드지는 과거 알베르 2세의 자산 관리인으로 일했던 클라우드 팔메로의 메모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팔메로는 20년 넘게 모나코 왕실에서 일해 왔으나 지난해 재정 관리 실패와 불충 등을 이유로 해임됐다. 왕실 지출 내역 등이 적힌 문서를 보관해 온 그는 부당 해고를 주장하며 "내 명예가 돈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팔메로가 보관한 문서에 따르면 알베르 2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수영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샤를린 대공비(45)와 결혼하기 전 만난 미국인 연인과 그 사이에서 태어난 딸에게 정기적으로 거액을 지급해왔다.

딸에게는 3개월마다 8만6000달러(약 1억1000만원)를 지급했는데, 18세 생일에는 5000달러(약 670만원) 25세 생일에는 300만 달러(약 40억원)에 이르는 미국 뉴욕의 아파트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딸의 현재 나이는 31세로, 언제부터 딸에게 돈을 보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알베르 2세는 또 다른 연인이었던 한 승무원에게도 사업 지원 명목으로 매년 거액을 지급해왔다고 한다. 해당 사업에는 연간 100만 유로(약 14억 원)를 지불했다고 팔메로는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이 승무원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20)의 납치 가능성과 몸값 요구 등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비도 알베르 2세가 대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베르 2세는 프랑스 은행에 따로 계좌를 만들어 아내 몰래 전 연인들과 혼외자들에게 돈을 지급해왔으며, 애초 의혹을 부인했으나 프랑스 언론에 관련 내용이 보도되자 비서실장을 해고하는 등 대응에 착수했다고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과 더타임스가 전했다.

알베르 2세의 변호인은 공식 예산을 초과한 비용은 알베르 2세가 개인 자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왕실 예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