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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일리, 내일 사라져” “트럼프, 겁먹어”…막판 유세서 날선 공방전 [뉴햄프셔경선 D-1]
트럼프, 라마스와미·스콧 등과 함께 공동유세 세과시
“공화, 헤일리 한명 빼고 단결”
헤일리, ‘과거 vs 미래’ 양자 구도 부각…‘거짓 vs 진실’ 강조
“트럼프 대관식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왼쪽)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AFP,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미국 공화당 경선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막판 유세를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양측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근래 들어 최고의 투표 참여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 모두 투표 참여 중요성을 강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주에서 승리가 절실한 가운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사퇴에 따른 파장 차단을 시도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에 대응해 디샌티스 주지사 등의 지지를 토대로 대세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15분께 라코니아에서 80분 가까이 야간 유세를 진행하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다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비벡 라마스와미·팀 스콧·더그 버검 전 후보는 물론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캐리 에이크 전 앵커 및 바이런 도널즈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 등을 불러 ‘세 과시’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은 점점 더 통합되고 있다”면서 “이제 우린 (헤일리 전 대사) 한 명 남았다. 그 한 사람도 내일이면 아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공화당이 단결할 때다.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상적인 여론조사가 있지만 여러분은 우리가 1%포인트 진다고 생각해달라”면서 “침대에서 일어나서 이웃을 손을 잡고 투표하러 가야한다”고 말했다.

라마스와미 등 다른 대선후보들도 “내일 경선은 끝났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며 “더 이상 본선에 사용할 자원과 돈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면서 압도적 승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라코니아에서 열린 집회에서 공화당 대선 주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연설을 하며 손짓을 하고 있다. [AFP]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헤일리 전 대사 지지층이 급진 좌파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이 지지하는 이유는 헤일리가 이기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이기는 여론조사를 인용한 뒤 “바이든을 너무 많이 이기고 있으니 서너번은 (더)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국 소비세를 찬성하고 노령연금 상향 추진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면서 헤일리 전 대사를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햄프셔주 마지막 유세에는 300여명이 참석했다. 지지자들은 이날 낮 오후 2시께부터 최대 7시간 유세를 기다렸으며 장소가 협소해 상당수는 입장하지 못했다.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할 때 “트럼프, 트럼프”를 연호하거나 “진짜 맞는 말”이라고 호응했으며 “4년 더, 4년 더”를 외치기도 했다. 또 트럼프 주니어가 바이든 대통령과 아들 얘기를 하자 “그들을 가둬라”라는 고성도 나왔다.

이날 유세는 석유 시추 등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시위로 4차례 중단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살렘에서 열리는 뉴햄프셔 예비선거에 앞서 공화당 대선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헤일리 전 대사도 이날 오전 뉴햄프셔주 프랭클린에서 유세한 뒤 오후 6시 살렘에서 800명 정도 참석한 가운데 마지막 유세를 진행했다.

그는 프랭클린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절반의 지지만 받은 것을 거론한 뒤 “어제와 오늘 정치 엘리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내가 사퇴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면서 “미국은 대관식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선택을, 민주주의를 믿는다”고 말했다.

최근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퇴와 관련해선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양자 대결이 됐다. 이는 내일(23일) 여러분의 결정이 똑같은 과거를 더 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지도자를 원하는지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러니 모두 투표하러 가서 우리는 다른 계획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오후 유세에선 “여러분이 친구 5명을 투표소에 데려온다면 저는 여러분이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매일매일을 보낼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헤일리 전 대사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저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면 저는 그에 대해 진실을 말할 것”이라면서 “그는 우리의 모멘텀에 겁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전국 소비세 신설을 찬성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 등에 대해 “가장 큰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왜 (노령연금) 연령을 70세로 올리려고 했는지, 왜 유류세를 갤런(약 3.78L)당 왜 25센트씩 올리려고 했는지 등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살렘에서 열린 한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유엔 대사인 니키 헤일리가 연설하기를 기다리며 환호하고 있다. [AFP]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도 뉴햄프셔주 식당 등을 돌면서 저인망식 유세를 진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뉴햄프셔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의 투표 참여도 크게 늘 전망이다. 뉴햄프셔주 총무장관실은 공화당 프라이머리에는 32만2000명이, 민주당에는 8만8000명이 각각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공화당 프라이머리 참여 예상자는 근래 뉴햄프셔주 공화당 프라이머리 투표자 규모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앞서 공화당 최고 기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됐던 2016년 경선(28만7652명)이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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