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6개 달린 채 태어나 버려진 유기견 '에리얼'의 모습. [그린에이커스 레스큐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영국에서 다리가 6개로 태어나 버려진 유기견이 전 세계에서 모인 온정으로 새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검은색 암컷 코커스패니얼 '에리얼'은 지난해 9월 웨일스 남서부 펨브로크셔의 한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버려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생후 11주이던 에리얼은 비쩍 마르고 고통스러워하는 상태였으며, 다리 4개 외에 못쓰는 다리 2개가 더 달려 있었다. 이 다리 2개가 서로 붙어 있어 마치 인어 꼬리처럼 보인 탓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주인공의 이름을 따 에리얼이라고 불리게 됐다.

에리얼은 한 행인에게 구조돼 동물구조단체 '그린에이커스 레스큐'로 보내졌다. 단체가 정밀 진단한 결과 에리얼은 다리가 2개 더 달려있을 뿐만 아니라, 엉덩이 관절 2개가 모두 한쪽으로 쏠려 있어서 골반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데다 성기는 하나 더 있었고 신장은 1개뿐이었다.

단체는 에리얼의 사연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알렸고, 기적이 일어났다. 전 세계에서 약 1만5000파운드(약 2550만원)의 성금이 모여 에리얼이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브리스틀에서 다리가 6개인 유기견 '에리얼'이 불완전한 다리 2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뒤의 모습. [그린에이커스 레스큐 페이스북 캡처]

에리얼은 전 세계에서 답지한 도움의 손길로 지난 17일 잉글랜드 남서부 서머싯주 브리스틀의 한 동물병원에서 불완전한 다리 2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약 2시간의 수술을 거친 에리얼은 다행히 정상적인 다리 4개를 모두 온전하게 보존했으며, 수술 다음 날 걸어서 돌아다니고 먹고 물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하고 있다고 한다.

에리얼의 수술을 집도한 수의사 에런 러치맨은 "에리얼의 회복력이 좋다. 이제 행복한 작은 개가 됐다"고 말했다.

에리얼은 당초 기형으로 인해 오른쪽 뒷다리 근육에 힘이 전혀 없는 상태여서 이 다리를 제거해야 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이 다리에 확연히 힘이 붙는 조짐을 보여 살릴 수 있게 됐다.

그린에이커스 레스큐 측은 에리얼이 이번 주 퇴원해 웨일스의 위탁가정에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후 몇 주 동안 물리치료와 회복 과정을 거쳐 에리얼에게 입양 가정을 찾아줄 계획이다.

이 단체 설립자인 마이키 롤러는 "뉴욕이나 호주처럼 아주 멀리서 온 전화와 이메일을 포함해 지금까지 에리얼의 이야기로 우리가 얻은 반응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이 개를 돕기 위해 기여한 모두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