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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와 너트, 세상을 만든 작지만 위대한 것들의 과학(로마 아그라왈 지음·우아영 옮김, 어크로스)=사람들은 복잡한 현대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기술로 높은 건물과 긴 다리, 우주선 등 혁신적인 첨단 기술을 꼽을테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복잡한 사물이라도 그것을 작동하게 하는 작지만 단순한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구조공학자인 저자는 현대사회를 떠받치는 가장 작고 단순한 7가지 발명품들 즉 못, 바퀴, 스프링, 자석, 렌즈, 끈, 펌프 등을 소개한다. 못의 발명이 어떻게 현대 고층 건물로 이어졌는지, 자석의 발견이 어떻게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데 일조했는지 알려준다. 특히 저자는 일반인이 어려워 하는 공학의 의미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공학은 과학과 디자인의 만남으로, 나사와 리벳이 합쳐진 볼트는 둥근 머리와 뾰족한 끝을 가진 못의 디자인을 일부 바꿨을 뿐인데 이층버스 한 대에 해당하는 11t의 하중을 견디는 혁신을 이뤄냈다.

▶문화의 중력(마커스 콜린스 지음·이상미 옮김, 시그마북스)=직장인이든, 사업가든 사회 생활을 하는 누구라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행동하게 만들 수 있을까. 유명 광고회사 와이든앤케네디의 전략총괄이자 마케터였던 저자는 어렵고도 근원적인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문화’에서 찾는다. 문화는 우리의 정체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의미를 형성하는 체계다. 이 체계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 ▷구성원들끼리 공유된 삶의 방식 ▷공유된 표현의 창조물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를 이해하면 그 영향력을 활용해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애플, 나이키, 비욘세, 파타고니아, 버드와이저 등 가가 직접 관여했던 브랜드가 두터운 고객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엔 ‘회중’이 있었다. 제품이 무엇인지에 따라 구매하는 청중과 달리 회중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따라 제품을 구매한다. 저자는 이같이 유명한 브랜드의 성공 비결을 분석하고, 문화라는 치트 키를 어떻게 활용해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집단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우리가 만드는 내일은(바네사 나카테 지음·소슬기 옮김, 양철북)=2020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는 5명의 청소년 기후 활동가가 참석했다. 하지만 AP통신에 실린 사진과 기사에는 4명의 백인 활동가만 실렸다. 유일한 흑인 활동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바네사 나카테만 잘려나간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 언론사의 실수라기 보다 전 지구적인 이슈인 기후 위기 문제에서도 흑인과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의 문제가 녹아있다는 방증이라 할만 하다. 우간다 캄팔라에 사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저자는 전 세계 인구의 15%가 사는 아프리카 대륙이 이산화탄소는 단 2~3%밖에 배출하지 않는데도 긴 홍수와 가뭄, 해충의 습격 등 기후 재난의 직격탄을 받고 있다는 점은 부당하다고 항변한다. 특히 여성과 아이는 가장 열악한 상태에서 더 심각하게 삶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흑인 청년의 문제 제기는 기후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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