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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가 내연차보다 사고 잦아”…렌트카, 보험금 청구 살펴보니[세모금]
전기차, 청구율도 보험금도 더 높아
테슬라, 빠른 가속력과 원페달 드라이빙 위험

사고를 당한 테슬라 차량이 폐차장에 버려져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전기차 대표주자인 테슬라가 내연기관차보다 사고를 더 많이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내연기관차와는 확연히 다른 주행 특성 때문이다.

최근 미국 렌터카업체 허츠는 자사 소속 차량 중 전기차 2만대를 철수하고 가솔린 차량으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차량 중 80%는 테슬라의 차량이 차지한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스티븐 셔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전기차의 경우 가솔린 차량보다 더 자주 사고가 발생하고 수리 비용도 훨씬 더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렉시스넥시스 리스크 솔루션이 진행한 전기차와 가솔린 차량 간 보험 청구 비교 데이터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운전자가 ‘가솔린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한 경우 ‘가솔린차에서 가솔린차’로 바꿨을 경우보다 보험 청구 빈도가 14.3% 증가했다. 가솔린 차량을 오래 운전하던 운전자들이 전기차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다.

특히 가솔린 차량과 전기차를 모두 운용하는 가정에서 사고가 더 많이 발생했다. 전기차 운행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다시 가솔린 차량을 운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 사고가 나면 지급되는 청구 금액도 14.5% 더 많았다. 배터리 등 비싼 부품이 많이 탑재된 전기차가 가솔린 차량보다 수리비가 더 비싼 탓이다.

특히 테슬라는 다른 전기차와도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 더 많은 사고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차량에는 가솔린 차량이나 다른 전기차와 달리 운행하기 전에 시동을 거는 ‘시작 버튼’이 없다. 운전자가 차량에 앉는 즉시 운행이 가능하다.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페달에 발을 올렸다가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밟거나 발을 떼는 것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할 수 있는 이른바 ‘원 페달 드라이빙’도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원페달 드라이빙에 익숙한 운전자는 추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충분히 밟지 못할 수 있다는 게 연구 보고서의 설명이다. 게다가 테슬라는 다른 전기차와 달리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을 끌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테슬라 모델들이 스포츠카 수준이 빠른 가속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보험업계에서 차량의 마력이 높을 수록 사고율과 보험 청구 금액이 높아진다는 것은 철칙처럼 받아들여진다.

테슬라 모델 3 롱레인지는 4.1초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60마일까지 가속된다. 이는 BMW 330i 보다 1초 빠른 것이다. 모델 3 퍼포먼스 모델은 3.1초로 더 빠른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저속 환경에서도 지나치게 뛰어난 주행성능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출발할 때 엔진 회전에 따른 지연이 있는 가솔린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모터가 처음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처음 모는 운전자는 주차장에서 갑자기 튀어나가는 차량을 제어하지 못하고 기둥에 박을 가능성이 있다.

렉시스넥시스 리스크 솔루션의 루샤오휘 연구원은 “전기차는 특히 저속구간에서 움직임 특성이 다르지만 대부분 운전자는 가솔린 차량에서 운전 훈련을 받은 대로 페달에 압력을 가한다”고 설명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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