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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현물 ETF 기대 너무 컸나”… 사흘간 8.7억달러 순유입 그쳐
비트코인 선물 ETF 상장 당시보다 초기 유입 저조
[사진=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전 세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후 예상보다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2년 여 전 등장한 비트코인 선물 ETF보다도 초기 실적이 저조한 모습이다.

디지털자산 운용사 코인셰어즈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상장된 후 3일 동안 8억7100만달러(약 1조1718억원)가 순유입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7억2300만달러 유입을 기록해 가장 많았고, 피델리티가 5억4500만달러 유입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기존에 보유한 28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펀드를 현물 ETF로 전환한 그레이스케일에서 11억8000만달러가 유출되면서 유입을 상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유출 금액 중 대부분이 그레이스케일보다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새로운 ETF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새로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 중 그레이스케일의 ETF를 제외하고 나머지 10개의 ETF에서 유출된 금액은 총 20억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10여 년 만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상장 및 거래 승인을 받았다. 가상화폐 지지자들은 ETF가 새로운 투자자들을 비트코인으로 끌어들여 장기적으로 가격을 상승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70% 이상 올랐다. 그러나 승인 이후 비트코인은 6% 가량 하락했다.

파생금융상품 업체 마렉스솔루션의 일란 솔랏 디지털자산공동책임자는 “이번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는 결코 대규모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며 “비트코인의 최근 가격 동향은 그렇게 큰 기대를 모았던 ETF가 지금까지 저조한 출시 성적을 기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들의 순유입 금액은 앞서 2021년 10월 프로셰어스가 비트코인 선물 ETF를 출시한 후 처음 이틀 동안 끌어모은 1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로 자금이 유입되려면 자문들이 고객 포트폴리오에 해당 ETF를 추가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해져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 임원은 “이것은 첫날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많은 고객들에게 새로운 일”이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완전한 교육을 받고 포트폴리오에서의 역할을 이해한 후 최종적으로 편입을 선택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장기적인 전망”이며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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