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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622조 ‘반도체 원톱’ 구상, 특혜 시비 넘어 속도 내야

정부가 평택과 화성, 용인 등 경기 남부에 세계 최대·최고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만드는 계획을 내놨다. 2047년까지 622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공장 13곳, 연구시설 3곳을 신설해 총 37곳에 이르는 반도체 공장·시설 집적단지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인프라 확대와 세제 혜택, 인력 양성 등으로 민간 투자를 뒷받침하는 지원책도 담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주재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나온 것으로, 지난해 발표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관건은 속도와 이행력이다. 각국이 각종 보조금 지원으로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대기업 특혜 운운으로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클러스터 부지는 여의도 5배 크기에 달하는 2102만㎡(약 636만평)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투자하는 금액만 622조원이다. 삼성전자는 용인 남사에 360조원을 들여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공장 6곳, 평택에 12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공장 3곳을 짓고 SK하이닉스도 용인 원삼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 4곳을 신설한다. 메가 클러스터는 2027년 공장 3곳과 연구 시설 2곳이 완공되는 것을 시작으로 2030년이면 웨이퍼 기준 월 770만장을 생산하게 된다. 명실공히 세계 최대 규모다.

정부 지원 의지도 강하다. 클러스터 조성의 관건인 전력과 용수의 적기 공급을 약속했다. 용인 클러스터 한 곳에만 수도권 전체 전력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전력수요가 필요한데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설과 송전망 확충으로 호남권의 태양광전기 등을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팔당댐 잔여용수와 화천댐 용수 지원도 최근 확정하고 투자세액공제를 연장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환경 조성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고 시의적절하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집적 효과가 높아 각국이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추세다. 일본은 구마모토현을 클러스터로 조성하기 위해 대만의 TSMC 투자 유치에 최대 12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국, 유럽도 클러스터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만큼 정부의 역할이 클 수 밖에 없다. 연구개발과 인재육성, 취약한 팹리스 분야 육성 등은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선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에선 일본의 3분의1, 중국의 2분의1에 불과한 3.3% 수준으로 미미하다. 시스템 반도체시장에서 세계의 벽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한국 반도체산업이 한 단계 도약 발전할 발판 마련도 염두에 둬야 한다. 산업생태계가 탄탄하면 일자리는 저절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일자리가 곧 민생인 만큼 국회도 필요한 관련 법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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