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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로지옥3'관희만 수훈갑이 아니다…여성출연자의 기여도[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넷플릭스 데이팅 리얼리티쇼 '솔로지옥3' 성공요인의 첫번째 요인으로는 관희의 활약을 꼽는다. 관희는 욕 먹을 걸 두려워 하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매력이었다. 그래서 "관희가 관희했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하지만 '솔로지옥3'의 성공에는 여성 출연자들의 활약이 크게 숨어있다. 여성들의 활약이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지만, 이번 여성 참가자들은 자기 할 소리를 분명하게 하면서, 각자의 캐릭터가 분명하게 살아났다.

제작진이 출연자, 특히 여성출연자의 경우, 표현을 많이 하고 자신의 스타일 위주로 이성을 선택하겠다는 사람 위주로 뽑았던 게 주효한 것이다.

관희가 여러 명의 여성을 탐색하면서 자기 할 소리를 다할때, 여성들이 이를 참고 넘어가버렸다면, 관희는 비호감으로 욕 먹고 끝났을 수도 있다.

관희 캐릭터는 혼자 이상하게 구는 걸로 완성되는 게 아니다. 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성격을 지니고 문제의 상황을 그냥 넘기지 못하는 여성들이 있었기 때문에 관희 캐릭터가 살아났다. 동시에 따박따박 이치를 따지는 여성들의 각자 캐릭터도 살려냈다.

하정, 규리, 민지, 혜선과 같은 여성 캐릭터가 있었기에 관희 캐릭터는 끝까지 긴장감 있게 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 관희가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면서 진심까지 보여주는 상황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관희가 최종 선택 직전 모닥불 대화에서 눈물을 흘리자 "저거 진심인 거야"라는 반응도 나왔는데, 출연자들도 그 상황이 진심인 걸 알고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쯤 되면 관희 캐릭터를 끄집어낸 것은 여성 출연자들이다.

'솔로지옥3'의 여성 출연자는 한마디로 요즘 세대다. 이전 출연자들이 로맨스물이나 순정만화에서 보녀준 만화 스타일이라면, 이번에는 그냥 현실녀다. 자신의 외모도 잘 가꿔 세련되고 예쁘다. 시청자의 과몰입을 이끌어내기에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유리하다.

관희가 이 여자 저 여자를 탐색하며 여성에게 자신에게 조금 더 다가오는 적극성을 보인다면 자신의 선택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얄미운 말'을 하자 여성들이 모여 관희 뒷담화를 하기 시작했다. 관희 성토장이었다. "너한테도 그런 말을 했어" "걔는 보험을 들어놓더라" "근데 자기는 선택할 거라는 말을 안해"

이전에는 이 부분은 방송에서 통편집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 뒷담화도 러브라인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그대로 내보냈다.

여성들은 관희가 10살 정도가 많은 선배라는 사실은 신경쓰지 않았다. 하고싶은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모두 '관희까기'에 동참했다.

이는 관희 캐릭터를 살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면서 티키타카가 이뤄졌고, 긴장감도 유지시킬 수 있었다. 이는 관희가 "얘, 쟤, 쟤"라고 했던 상황 못지 않게 과감했다고 볼 수 있다. 여성들이 자기들 방식으로 감정을 소화했다는 의미다.

하정이 관희를 불러내 혼내는 장면은 약간 유치한 듯 하면서도 인상적이었다. "우리도 못생긴 얼굴 아니고 어디 가면 다 대접받는 얼굴인데... 세 명을 선택해놓고 '나를 선택하려면 더욱더 가까이 다가와' 하니까. (공개적으로 세 명을 마음에 두고있다고 밝히는 것은) 내가 보기에 좀 무례하다고 생각해. 세 명 뽑아서 기분 나쁜 게 아니라니까. 너의 행동이 기분 나쁜 거야. 너 내가 질투한다고 생각해? 나는 굳이 (너한테) 매달리면서 만나고 싶지 않아."

이 말만 봐도 할 말 다하는 성격이다. 이런 리얼리티 상황에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대세가 됐지만, 후유증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규리의 발언이다. 규리는 자신에게 관심을 표했던 민우가 시은에게 향해 있다고 말하자 서늘하게 흑화하며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저는 그래서 그런 사람은 솔직히 줘도 안가져갈 것 같고, 시은이 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냥 시은이가 잘 만나줬음 좋겠어요."

이 말로 인해 규리가 욕을 많이 먹고 있어 안타깝다. 그런 상황이 나오면 "왜 저래" "왜 말을 저렇게 하지" 하면서 한번 욕하고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연자들이 일주일 이상 갇혀 지내다 보면 감정이 격화될 수 있고, 말 실수도 할 수 있다. 예의를 벗어난 말이 나오면 한번 정도는 혼 내는 말을 하더라도 용서도(?) 해주는 아량이 필요하다.

'연프'(연애 프로그램)를 너무 교과서적으로 보고 비판하면 리얼리티라는 진실이 숨어버린다. '연프'가 가장 재미없는 건 출연자들이 학습되어 들어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다. '연프'를 좀 더 재미있게 보려면 시청 자세도 한몫한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솔로지옥3'는 시즌1,2보다 시즌3가 패널(MC)들의 멘트도 훨씬 재미있었다. 그 이유는 출연자들이 솔직하니 MC들도 덩달아 솔직해져 시청자가 느낄만한 정서를 더욱 가감없이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 어느 시즌보다 패널들도 어떤 성향의 이성을 좋아하는지를 알게됐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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