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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톡옵션보다 안정”...美 빅테크 인재들 ‘비기술’ 기업으로 이동
비기술기업이 기술인력 60% 점유
경력·스톡옵션보다 안정성 추구 분위기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팡(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불리는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대대적인 정리해고 이후 미국 기술 인력 수급의 무게추가 비(非) 기술기업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엔지니어들이 경력과 스톡옵션 등 기술 기업이 제공하는 혜택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뷰 플랫폼 캐릿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기술기업은 구하려는 기술 인력 지원자 3명 중 2명만 실제 채용할 수 있었다. 반면 비 기술기업의 경우 10명의 후보 중 9명은 실제로 채용으로 이어졌다.

미국 부동산 기업 CBRE 보고서에 따르면 비 기술기업의 기술 인재 점유율은 60%에 달해 기술기업을 능가했다.

미국 기술 구인구직 기업 다이스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직 근로자의 60%가 올해 이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도 52%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기술 인력이 기술 기업을 선호하지 않는 것은 지난해 빅테크 기업들이 단행한 대규모 정리해고로 기술 기업의 일자리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기술 분야의 정리 해고 현황을 추적하는 레이오프 FYI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에만 584개의 기술 기업이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실제로 구글을 비롯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세일즈포스 등의 빅테크 들은 직원의 6~13%를 해고한 상황이다. 엑스(X·옛 트위)는 직원 절반이 일자리를 잃기도 했다.

최근에도 구글은 엔지니어링·하드웨어 팀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발표했다. 아마존은 트위치, 프라임비디오, MG스튜디오 사업부 직원을 정리했다. 소셜 미디어 업체 디스코드는 직원의 17%를 감원했다.

반면 비기술 기업은 지난 2022년 이후 대규모 해고를 하지 않았다.

자신을 ‘팡’ 기업 중 한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한 직원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솔직히 지금 하고 있는 일보다 회사를 옮기는 것이 원하는 것을 얻는 더 나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기술기업들은 연봉 내 현금 비중을 단기간에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스톡옵션보다 안정적인 고용을 약속하면서 기술 인재들을 유혹하고 있다. 제프 스펙터 캐릿 공동설립자는 “투자자들이 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산을 옮기는 것처럼 기술자들도 안정성을 위해 일자리를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CNBC는 “비 기술기업들은 실리콘밸리나 시애틀 보다 집값이 저렴한 도시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엔지니어들이 보다 적은 돈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출퇴근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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