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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의 선택은 ‘친미’…라이칭더 대만 총통 대선 당선
친중 허우유이 90만표 차이로 제쳐
민진당, 사상 첫 12년연속 집권 성공
미중관계 갈등 고조 불가피

대만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 당선자 [AP]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13일 열린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후보가 친중 성향 국민당 허우유이를 제치고 승리했다.

특히 ‘미중 대리전’으로 평가된 이번 대선에서 대만 민심은 중국이 아닌 미국을 선택한 셈이다.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 집권 8년에 이어 대만과 미국간 협력 관계가 더 공고해지면서 향후 대만해협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14일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3일 오후 9시58분(현지시간) 총통 선거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558만6000표, 득표율 40.05%를 기록했다. 친중 제1 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가 467만1천표, 33.49%를 기록했다. 제2 야당인 중도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369만표를 얻어 득표율은 26.46%였다.

대만에서 시민의 손으로 직접 총통이 선출되는 것은 1996년 이래로 이번이 8번째다. 이날 대선 투표율은 71.86%로 집계됐다. 대만 총통의 임기는 4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대만 국민은 1996년 직선제 도입 후 2000년부터 민진당과 국민당 정권을 8년 주기로 교체하며 심판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민진당이 처음으로 이런 ‘공식’을 깨고 12년 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라이 당선인은 타이베이의 선거 캠프에서 가진 당선 기자회견에서 "지구촌 첫 대선서 대만이 민주진영 첫 번째 승리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또 “대만이 전세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계속 민주주의의 편에 서기로 결정했다”며 “중화민국(대만)이 계속해서 국제 민주주의 동맹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진당은 대선과 같이 실시된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113석 중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국정운영에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라이 후보 득표율 40%도 직전 2020년 선거 때 차이잉원 현 총통이 57%(817만표)를 얻어 약 264만표 차이로 재선에 성공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허우 후보는 개표 94%가 진행 중이던 오후 8시가 조금 넘어 지지자들 앞에 나와 패배를 공식 인정하며 지지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민진당 정부가 미국-중국-대만 관계를 잘 맺어 대만 국민 생활이 안정을 이루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3위 커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360만표 이상을 얻은 만큼, 접전 끝 패한 허우 후보로서는 지난해 11월 성사됐던 국민당과 민중당간 후보 단일화 합의가 이견으로 인해 끝내 불발된 것이 치명타가 됐다.

한편 이날 대만 대선 결과에 대해 중국은 반발했고, 미국은 안도감을 숨긴 채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라이 후보 당선이 확정되고 2시간여가 지난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대만 지역의 두 선거(대선과 총선) 결과는 민진당이 섬(대만) 안의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고, 양안의 동포가 갈수록 가깝고 친밀해지려는 공동의 바람을 바꿀 수 없다”면서 “조국이 결국 통일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점은 더욱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캠프데이비드 출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대만관계법에 근거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며, 양안 관계의 일방적인 상태 변경에 반대하고 대만의 평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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