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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美·英 후티 공습 강력규탄…“예멘 주권 침해”
후티·헤즈볼라도 즉각 규탄
“홍해서 이스라엘 연계 선박 표적 삼을 것” 예고
영국 구축함 HMS 다이아몬드호가 10일(현지시간) 홍해에서 대공 요격 유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다이아몬드호와 미국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 등은 전날 예멘 반군이 홍해 남부 해역 국제 항로를 향해 발사한 자폭 드론 18기와 미사일 3기를 격추했다.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란은 미국이 홍해 도발을 이어온 후티 반군의 거점을 공습한 것에 대해 “명백한 예멘 주권 침해”라고 규탄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오늘 아침 미국과 영국이 예멘 여러 도시에서 저지른 군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우리는 이것이 예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명백하게 침해했으며, 국제법과 규칙, 권리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이 같은 입장은 앞서 이날 미국과 영국이 지난해 11월부터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해온 후티 반군의 거점을 보복 공습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후티 대변인 역시 미국과 영국의 보복 공습 이후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영국의 예멘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을 계속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곧이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성명을 통해 “이번 미국의 공격은 가자지구에서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적이 저지른 학살과 비극에서 미국이 ‘완전한 파트너’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며 미국과 영국의 공습을 규탄했다.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에 전쟁이 발발한 이후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하고 홍해에서 도발을 이어가며 미국과 충돌해왔다. 이란은 중동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인 ‘저항의 축’을 이끌고 있으며, 여기에는 후티 반군을 포함해 하마스, 이라크 시아파 무장정파(민병대),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이 포함돼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공습에 중동의 ‘반미 맹주’인 이란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가자 전쟁의 불씨가 중동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후티 반군을 직접 공격했다는 것은 ‘저항의 축’을 이끄는 이란 입장에선 적어도 이번 갈등에 개입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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