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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사쿠라보고서 “올해 임금인상 이어질 것”…초완화 종료 힘받나
일본은행 2024년 첫 사쿠라보고서
기업·지역별 인상폭 차이 커…금리 전환엔 신중
일본 도쿄 업무지구의 한 도로에서 행인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일본은행의 ‘초완화 통화정책’ 종료 여부를 가를 임금 인상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도시뿐만 아니라 농촌 등 지역 기업에서도 임금 인상 움직임이 감지되면서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전날 공개한 올해 첫 사쿠라보고서(지역경제보고서)에서 올해 춘투(春鬪·일본 노동조합의 공동 임금 인상 투쟁)를 앞둔 기업들의 상황에 대해 “지방에서도 전년보다 다소 이른 시기에 임금 인상 기류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쿠라보고서는 훗카이도와 규슈, 오키나와 등 일본 9개 권역의 경기정세를 담은 보고서로, 매년 1월과 4월, 7월, 10월에 발행된다. 지역별 생산과 설비투자, 고용, 개인 소비 등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어 금융정책 마련 과정에서 주요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기업들은 극심한 인력난 속에 인재확보를 위해 임금 인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훗카이도의 한 건설사는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임금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업 단기경제 관측조사에 따르면, 인력이 과잉상태라고 답한 기업 비율에서 부족하다고 답한 기업 비율을 뺀 ‘고용인원 판단DI’는 모든 산업에서 마이너스 35를 기록했다. 2019년 3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닛케이는 “임금을 올리지 않으면 일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올해 기업들이 전년보다 가파른 임금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이미 일부 대기업들은 노동조합연합이 예고한 ‘5%이상’을 웃도는 임금 인상 의지를 밝힌 상태다. 전년 춘투 임금 협상 이후 일본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3.6%였다. 일본의 임금 인상률이 3%를 넘은 것은 30년만이다.

문제는 이 같은 임금 인상폭의 편차가 기업 규모와 지역에 따라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게이단렌(경단련)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의 임금 인상폭은 3.99%였으나, 중소기업은 3%에 그쳤다. 나카지마 다케시 일본은행 오사카 지점장은 “중소기업들 중에서는 임금을 올리지 못하는 기업들이 아직 있다”면서 “(임금 인상의) 편차가 상당히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이 섣불리 조기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은행은 3월로 예정된 춘투 결과에 따라 초완화 통화정책 종료 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수차례 시사한 상태다.

연초 노토반도 강진이 일본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향후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오는 22일부터 양일간 통화정책 회의를 진행한다.

일본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쿠라보고서가 마이너스 금리 해제의 ‘결정타’가 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하면서 “기업들의 임금인상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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