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판매 중인 팔도 도시락[팔도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교도소에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한국 컵라면 '도시락'을 급하게 먹다 혀를 데었다며 교도소 식사 시간제한 폐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가 기각당했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법조뉴스 전문 통신사 '랍시(RAPSI)' 등에 따르면, 나발니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나발니는 수감자가 식사로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을 '최대 30분'으로 제한한 교도소의 내부 규정을 문제삼으며, "이 규정 때문에 아침에는 10분, 저녁에는 15분으로 식사 시간이 제한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교도소 매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로 도시락"이라며 "그것을 아무 제한 없이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뜨거운 물로 만드는 라면을 빨리 먹느라 혀를 데였다고 덧붙였다.

'도시락'은 한국 기업 팔도의 컵라면 브랜드로, 러시아에서는 국민 라면으로 꼽히며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2022년 팔도 러시아 법인 매출은 전년보다 65%나 늘어난 4915억원이었는데, 90% 이상이 '도시락' 판매였다.

나발니는 이외에도 정권에 거스른 수감자나 독방 수감자는 소지할 수 있는 책의 수를 한 권으로 제한한 규정도 폐지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대법원은 기각했다.

니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지도자지만,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약 235㎞ 떨어진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최근 '북극의 늑대'로 불리는 시베리아 제3교도소로 이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