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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뼘의 세계...누구나 연주할 수 있어 매력적”
세계 제패한 하모니스트 박종성
다채로운 소리 각 장르에 맞게 변신
내 음악 뿌리는 ‘음악 자체의 행복’
하모니카 연주자 박종성이 1일 서울 동작구 뮤직앤아트컴퍼니 스튜디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고작 10~15㎝. 한 뼘 크기의 작은 악기에 온 세상 음악이 담긴다. 버스커버스커의 ‘꽃송이가’부터 민요 ‘새야 새야’,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까지. 손바닥 안에 갇힌 악기는 ‘팔색조’다. 때로는 태평소와 생황을 오가는 국악기가 되고, 때로는 클라리넷과 같은 온화한 서양악기 소리를 낸다. 하모니시스트 박종성(37)이 만들어내는 음악의 빛깔들은 이처럼 다채롭다.

박종성은 ‘최초’, ‘최고’의 아이콘이다. 하모니카 연주 ‘세계 1위’의 주인공이자, 하모니카 연주로 대학에 진학한 첫 인물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뮤직앤아티스트 스튜디오에서 만난 박종성은 “하모니카가 10여년 새 더 많은 존중을 받는 악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하모니카의 장점은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라는 점이다. 그만큼 하모니카는 전 국민의 ‘취미생활’이라 할 만큼 대중적이다. 그래서인지 편견도 많다. 그는 지금도 “하모니카를 전공까지 해야 하냐”, “하모니카로 먹고 살 수 있냐”는 질문을 숱하게 받는다.

그는 “하모니카가 그런 취급을 받을 때 속상한 적도 있었다”며 “쉬운 악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대중성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노력의 결과일까. 박종성은 2009년 세계 하모니카 대회 트레몰로 독주 부문, 2011년 전 일본 하모니카 대회 트레몰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당시 20대 음악가였던 그의 음악 인생에는 변곡점이 생겼다. 그는 “하모니카 실력을 뽐내려는 나의 모습에서 초심을 잃었다는 생각을 했다”며 “하모니카 기술자가 아닌, 음악 안에 내 철학을 담아내는 예술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그 때 했다”고 돌아봤다.

하모니카의 세계는 심오하다. 누구나 다룰 수 있지만, 모두가 잘 연주하는 것은 아니다. 박종성은 “하모니카는 각 장르에 맞게 변신하는 악기”라며 “입모양, 호흡 방법, 연주 스타일에 따라 각각의 장르에 어울리는 음색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하모니카는 악기 종류도,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종류만 무려 150가지. USB(이동저장장치)만한 것부터 60~70㎝에 달하는 크기도 있다. 박종성은 “각각의 곡이나 콘서트에 맞춰 하모니카를 선택한다”며 “60여㎝에 달하는 하모니카는 리듬이나 화성을 연주하는 코드 하모니카”라고 설명했다. 박종성이 현재 보유 중인 하모니카만 7~8개. 지금까지 사용했던 악기는 100개가 넘는다. 가장 비싼 악기는 가격이 1000만원이나 한다.

작은 악기가 만들어내는 소리는 변화무쌍하다. 연주자의 역량에 따라 각기 다른 소리를 낼 수 있어서다. 중요한 것은 ‘섬세한 컨트롤’이다. 특히나 ‘일상의 숨’으로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수로 치면 말하듯이 노래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2012년 예술의전당에서 데뷔한 후 프로 하모니시스트로 활동한 지 어느덧 10여 년. 하모니카를 위한 레퍼토리가 많지 않다 보니 그는 직접 작곡, 편곡을 하며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그는 “시간이 지나도 지금처럼 행복하게 연주하는 게 꿈”이라며 “음악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게 게 내 음악의 뿌리”라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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