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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CTV 추가 설치할 것” 서울 한복판 ‘낙서 테러’에 끙끙…지우는데 일주일 더 걸릴 듯
지난 16일 새벽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한 뒤 인증 사진을 찍는 모습. [채널A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인 경복궁 담장이 스프레이 낙서로 범벅됐다. 심지어 이틀 연속으로 같은 수법의 범행이 자행됐다. 새벽 시간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다분히 의도적이고 도발적인 ‘낙서 테러’ 사건이다.

인근 CCTV가 많지 않아 용의자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복구는 일주일 이상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문화재청은 지난 16일에 이어 17일 추가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영추문 왼쪽 부분에 임시 가림막을 설치한 상태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경복궁 담벼락 앞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전날 누군가가 스프레이로 쓴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문화재청은 18일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센터와 국립고궁박물관의 문화유산 보존처리 전문가 20여명이 16일부터 스팀 세척기와 레이저 장비 등 보존처리 장비와 약품 등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최소 일주일 정도 예상됐던 복구 작업 기간은 추가 훼손으로 인해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17일 추가 훼손된 부분은 기존 훼손된 경복궁 서쪽의 영추문 좌측으로, 훼손 범위는 가로 3m, 높이 2m 규모다. 하루 전인 16일 낙서로 인한 훼손 범위는 영추문 좌·우측 담장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담장으로, 가로 길이만 44m가 넘는다.

경복궁 담장이 낙서로 훼손된 모습. [연합]
낙서로 훼손된 담장에 임시 가림막을 설치한 모습. [연합]

복구 작업은 약물 등을 이용해 물리적인 방법으로 오염 물질을 제거한 뒤 레이저 장비로 표면을 미세하게 태워 남아 있는 흔적들을 최대한 지우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문화재청은 경복궁 담장 외부에 20여개의 CCTV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경복궁 내부에는 200곳에 415개 CCTV가, 외부에는 9곳에 14대가 설치돼 있다.

또 앞으로 이번 같은 사태를 사전에 막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문화재 보존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6일 새벽 1시50분께 경복궁 담장 일대에 누군가 스프레이로 ‘영화공짜’ 문구를 비롯해 ‘○○○티비’, ‘△△’ 등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가리키는 낙서를 했다. ‘△△’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서버를 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이트는 도메인을 바꿔가며 운영하다가 27차례나 단속에 걸려 차단된 곳이기도 하다.

이어 모방 범행이 이뤄졌다. 17일 오후 10시20분께 이미 낙서로 훼손돼 복구 작업 중인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가수 이름과 앨범명이 적시된 새로운 낙서가 발견되면서다. 모방 범행 용의자는 범행 하루 만인 18일 자수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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