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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의 특허 출원 주인공 대부분이 외국인, 왜?
해외 채용 규모 확장…특허 분쟁 대비 움직임
미국·대만 등 이커머스 경쟁 높은 국가 돋보여
대만 타이베이시 소재 쿠팡 풀필먼트 센터 [쿠팡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리○, 팡○○, 롱○○○….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에 ‘쿠팡’을 검색하면 다양한 중국계 이름을 볼 수 있다. 이들의 주소지는 쿠팡의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지만 이 중 일부는 해외에서 일하는 인력이다.

7일 특허청의 특허정보검색서비스를 살펴보면 12월 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공개된 ‘쿠팡’ 출원 특허는 총 17건이었다. 이 가운데 14건의 발명자가 외국인 이름이었다. 중국계뿐만 아니라 미국, 인도 이름도 보였다. 특허 내용은 ’쿠폰 관련 정보 관리 방법 및 이를 위한 전자 장치’, ‘배송원 미션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 및 이를 지원하는 전자 장치’ 등 물류부터 시스템 관리까지 다양했다.

해외 국적의 발명자의 증가는 쿠팡의 공격적인 글로벌 채용과 연관이 깊다. 쿠팡은 지난 2021년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에 진출해 각 도시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채용 규모가 가장 컸던 도시는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였다. 총 43개 직군에서 채용이 이뤄졌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는 29개 직군이, 인도의 벵갈루루에서는 12개 직군에서 채용이 진행형이다. 특히 퀵커머스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 일본에서도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일본보다 대만에서 채용에 집중하고 있다”며 “일본 채용은 사업 확장보다 공급자를 발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특허 출원 장려는 쿠팡의 독특한 문화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쿠팡은 특허를 출원하는 직원에게 수백만원 상당을 장려금을 지급한다. 근무 중인 국가와 지역별로 상장을 수여해 자긍심도 고취하는 방향성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대만 등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국가에서 특허 출원을 확대하는 이유는 또 있다. 각종 특허 분쟁에 앞서 전략적으로 특허를 대거 보유하려는 전략이다. 실제 쿠팡이 미국, 대만을 포함해 신규 등록한 특허는 2022년 말 기준 1200건을 웃돌았다. 지난해 국내에 등록한 특허가 270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허 실적은 대부분 해외에서 거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쿠팡의 특성상 특허 소송에 대비하는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며 “해외 사무소를 통한 임직원의 특허 출원 역시 이와 연관이 깊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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