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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브 ‘더 드림’ vs JYP ‘A2K’ [초국적 K-팝 시대]
‘더 데뷔:드림아카데미’ 참가자들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 [하이브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 이후 데뷔 전 연습생과 만난 것도, 사진을 찍는 것도 처음이네요.”

‘6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마침내 한국 땅을 밟은 소녀들에게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방탄소년단을 세계 최고의 그룹으로 키운 방 의장은 이미 다국적 연습생 사이에서도 스타다. 원더걸스, 2PM은 물론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엔믹스, 니쥬를 배출한 ‘K-팝 장인’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도 마찬가지다. K-팝 스타가 되려는 꿈을 안고 한국을 찾은 10대 소녀들은 두 사람을 보자마자 감탄과 놀라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굴지의 두 엔터테인먼트기업이 비슷한 시기에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을 시작했다. JYP의 ‘A2K’와 하이브의 ‘더 데뷔:드림 아카데미’다. 두 오디션 프로그램은 닮은 듯 다르다.

선두주자는 JYP다. JYP는 지난 7월 글로벌 걸그룹 론칭 프로젝트 ‘A2K(에이투케이· America2Korea)’를 통해 최근 데뷔 조 ‘VCHA’의 탄생을 알렸다. 유니버설뮤직 산하 레이블인 리퍼블릭레코드가 합작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방영을 마친 오디션의 전 회차는 유튜브에서 총 5000만뷰 이상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글로벌 걸그룹 VCHA는 북미 최초 K-팝 트레이닝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하이브의 ‘더 데뷔:드림 프로젝트’는 오디션에 한창이다. 이 프로그램은 하이브와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레이블 게펜레코드가 손잡고 출발해 전 세계의 K-팝 팬덤을 사로잡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월 글로벌 걸그룹 론칭 프로젝트 ‘A2K(에이투케이·America2Korea)’를 통해 최근 데뷔조 ‘VCHA’의 탄생을 알렸다. 유니버설뮤직 산하 레이블인 리퍼블릭레코드가 합작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굴지의 두 기획사가 추진한 글로벌 오디션에선 ‘K-팝 방법론’의 현재와 인재 발굴 과정의 중요한 가치를 엿볼 수 있었다. 열정과 끈기, 목표와 연대는 두 기획사가 공통으로 강조한 덕목이다.

방 의장은 “아티스트가 되기 전에 스스로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많은 연습생이 돈을 많이 벌거나 인기를 얻고 싶거나 부모님께 집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건 아티스트로서 성공한 후 따라오는 것이지, 목표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이라서 때론 힘들 순 있지만 음악, 무대, 팬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면 이러한 것들이 멈추지 않고 전진하게 만드는 동기를 부여해 줄 것”이라고 했다.

박 프로듀서는 ‘A2K’에서 “30년 동안 가수로 활동하며 매년 최고로 잘되고 최고로 인기를 끈 건 아니었지만 끝까지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사람”이라며 “얼마나 높이 올라가느냐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당신이 사랑하는 이 멋진 일을 지속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고, 이는 성실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과정은 단거리 질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위대한 가수와 댄서는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며 “멤버끼리 서로 챙겨주는 팀이 끝까지 살아남는다. 핵심은 함께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 경쟁하고, 서로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멤버 간 호흡과 ‘원팀’으로의 지향은 K-팝 팬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다수의 인기 그룹을 배출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K-팝그룹은 멤버 한사람 한사람의 관계성과 단합된 모습이 중요하다”며 “혼자 빛나는 모습도 대단한 자질이지만 그룹 특성상 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에 더 많은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더 데뷔:드림아카데미’. [하이브 제공]

오디션 방식은 그간 국내에서 익히 봐온 TV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미션을 받은 뒤 저마다의 실력과 끼, 매력을 보여주고 미션 과정에서 탈락자가 발생하거나 미션을 통해 개인의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참가자에게 주제곡 가창(A2K)과 같은 특전이 주어진다.

10대 소녀들은 명성이 자자한 K-팝 시스템에서 훈련받아 신인 걸그룹으로의 자질을 배운다. 오디션을 거치며 경쟁과 트레이닝을 통해 실력을 키운다. K-팝 시스템의 체계화된 훈련 방식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강조한다.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한 무수한 반복과 좌절, 시련을 거쳐 데뷔를 하게 된다. ‘A2K’를 통해 탄생한 신인 걸그룹 VCHA가 내놓은 프리 데뷔 싱글 타이틀곡 ‘와이.오.유니버스(Y.O.Universe)’는 미국 빌보드 ‘핫 트렌딩 송즈 파워드 바이 트위터’ 차트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험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에선 전 세계에서 몰려든 12만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다국적 멤버들이 ‘하이브x게펜레코드’의 차세대 걸그룹이 된다. 오디션 결과에 따라 멤버는 전원 외국인이 될 수도, 한국인 멤버가 소수 포함될 수도 있다.

인정현 HxG(하이브x게펜레코드) 제작총괄은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니라 예술”이라며 “더 다양한 음악으로 전 세계 팬에게 다가가기 위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데뷔) 그룹은 글로벌 관객, 글로벌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영어를 사용할 것”이라며 “참가자들의 다양성을 최대한 반영해 음악에 많이 녹여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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