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울시립미술관, 2026년까지 리모델링…“서울 대표 미술관으로 거듭날 것”
2026년 5월까지 서소문본관 리모델링
내년엔 사진미술관·서서울미술관 개관
“청년기 돌입, 미술관 정립해 새 도약 준비”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이 “향후 30년을 위해 서소문본관 리모델링과 신규 분관 개관으로 외형적 성장을 이루고 국내외 미술 생태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개관 35주년을 맞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서울의 새로운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도약한다. 오는 2026년까지 서소문본관은 새 단장하고, 내년 10월엔 사진미술관을, 같은 해 11월엔 서서울미술관을 열며 서울 전역에 10개 거점을 통한 ‘네트워크형 미술관’을 가동한다.

취임 5개월 째에 접어든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지난 23일 중구 서소문본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1988년 개관한 서울시립미술관이 올해로 35주년을 맞으며 청년기에 돌입, 미술관 정립을 위한 시기를 맞았다”며 이같은 운영 계획을 밝혔다.

최 관장은 “향후 30년을 위해 서소문본관 리모델링과 신규 분관 개관으로 외형적 성장을 이루고 국내외 미술 생태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소문본관은 오는 11~12월 설계공모를 거쳐 내년 9월부터 본격적인 리모델링에 돌입한다. 2002년 옛 대법원 건물인 현재의 자리로 이전한 본관은 건물 노후화는 물론 편의시설, 수장공간, 전시공간 부족이 문제로 제기돼왔다. 전시동은 전면 리모델링되고, 앞마당에는 3000㎡ 규모의 지하공간을 만든다. 전시장 1000㎡, 수장고 1200㎡, 편의시설 800㎡로 구성, 2026년 5월 완공 계획이다.

내년 10월에 도봉구 마들로에 들어설 사진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본관을 중심으로 서울 도심에 10개관의 ‘네트워크형 미술관’을 구축한다. 지난 4월 서울 평창동에 개관한 미술아카이브에 이어 내년 10월엔 도봉구 마들로에 사진미술관을 열고 동시대 사진영상 특화 미술관으로 꾸민다. 같은 해 11월엔 금천구 시흥대로에 서서울미술관을 통해 뉴미디어, 융복합 예술을 선보인다. 청소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 특화 미술관으로 운영할 구상도 세웠다.

2년에 한 번씩 여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9월21일~11월19일)도 곧 막을 연다. 1996년 제1회 도시와 영상 ‘1988-2002’ 전으로 시작, 12회를 맞는 올해는 서울시립미술관, 인근의 서울역사박물관, 서울로미디어캔버스, 도시의 지하 공간, 여의도 SeMA 벙커, 스페이스mm, 소공 스페이스 등 총 6개 장소에서 진행한다. 이를 통해 기존 비엔날레 네트워크를 돌보며 확장하겠다는 생각이다.

전시 규모도 확대해나간다. 내년의 전시 의제는 ‘건축’이다. 서소문본관에선 ‘건축 해외 거장전’(2024년 4~7월), ‘건축 주제전’(2024년 4~7월), ‘소장품 주제 기획전’(2024년 8월~2025년 2월), ‘박광진 기증특별전’(2024년 8월~2025년 10월)을 준비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4월 시작해 이달 20일까지 선보인 ‘에드워드 호퍼전’을 올해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 전시를 통해 33만 1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 MZ 세대 사이에서 ‘꼭 봐야할 전시’로 호응을 얻었다. 지난 2019년엔 데이비드 호크니 전으로 37만 명이 다녀갔다. 다만 서울시립미술관의 인기 전시는 외부 기획사가 참여하는 블록버스터 전시라는 점에서, 공공미술관의 역량을 보여줄 자체 기획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공공미술관의 전시임에도 높게 책정된 티켓 가격도 관람객 사이에 문제로 지적됐다.

에드워드 호퍼전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백기영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은 “에드워드 호퍼나 호크니 전시를 열기 위해선 미술관 일반 전시 예산의 10~20배에 달하는 20억원대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다”며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개별 전시 예산이 적게는 3억, 많게는 10억원 이상 투입할 수 있으나 서울시립은 비할 수 없어 외부 기획사가 참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서울시립미술관은 블록버스터 운영을 해왔는데 2012년 이후 1년에 한 번 정도로 축소했다”며 “공공성도 중요하나 블록버스터 전시를 보고 싶어하는 관람객의 수요도 있어 늘 고민하고 있다. 외부 기획사 의존도를 낮추고 내부 예산을 확보해 자체적으로 전시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막 내린 에드워드 호퍼전을 통해 서울시립미술관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았다. 최 관장은 “올 한 해 서울시립미술관에 대한 주목도가 커져가고 있다는 점을 체감한다”며 “서울시립미술관이 갖는 중요성을 키워 서울을 대표하는 미술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