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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극단, 13년간 21만 관객 찾은 ‘서계동 시대’ 잠시 이별
[국립극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배삼식 작가가 극본을 쓰고 손진책 연출이 진두지휘한 ‘3월의 눈’(2011)을 시작으로 13년간 228편의 작품이 2498번 무대에 올랐다. 대한민국 연극 창작의 보고였던 서계동 시대가 당분간 막을 내린다.

국립극단은 13년간의 서계동 열린문화공간 운영을 마무리하고 오는 7일 임시 터전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로 이전한다고 5일 밝혔다. 명동예술극장은 종전대로 운영한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재 국립극단 공연장(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과 연습 시설로 활용 중인 서계동 열린문화공간에 연극 중심의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옛 국군기무사령부(1991년 국군보안사령부에서 국군기무사령부로 명칭 변경, 이하 기무사) 수송대 터였던 부지는 2010년 국립극단의 공연장과 연습실로 쓰일 가건물이 세워지며 연극계의 상징이 됐다. 서계동에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새빨간 건물의 백성희장민호 극장, 두 개의 스튜디오 연습실과 소극장 판은 무수히 많은 연극인들의 삶과 꿈이 녹아든 공간이었다. 특히 ‘빨간지붕’은 국립극단의 별명이자 트레이드마크였다.

‘3월의 눈’ [국립극단 제공]

2010년 개관식 이후 2011년 첫 공연 ‘3월의 눈’을 시작으로 2023년 마지막 공연인 청소년극 ‘영지’(극본 허선혜, 연출 김미란)와 ‘보존과학자’(극본 윤미희, 연출 이인수)가 폐막하기까지 약 13년 간 25만 1333명의 관객이 ‘빨간지붕 국립극단’을 찾았다.

서계동엔 이제 연면적 4만 1507㎡, 지하 4층 ~ 지상 15층 규모로, 2026년 12월에 완공된다. 국립극단은 완공 이후 용산구 서계동 부지의 새로운 건물로 돌아온다. 공사가 진행되는 3년간은 기존에 사용하던 명동예술극장과 새롭게 임대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의 2개 극장 체제로 운영한다.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국립극단 서계동 열린문화공간은 연극인들의 열정과 관객들의 희로애락이 13년 간 차곡차곡 쌓인 상징적인 공간이다. 떠나는 마음이 아쉽지만, 3년 후 새로운 터전으로 돌아오면 최신 시스템의 극장에서 연극을 제작하고 관객들에게도 보다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갖고 있다”며 “새 건물이 지어지는 동안, 국립극단은 기존에 운영하던 명동예술극장과 임시 터전인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두 곳에서 계속해서 양질의 작품으로 관객과 교감하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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