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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비디오물 등급규제 개선...9월부터 실시간으로 만난다
넷플릭스, 원전사고 다룬 일본 드라마 20일 송출
일본 드라마와 예능의 한국시장 유통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등급분류제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다룬 일본 드라마 더 데이스.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쳐]

지난 1일 넷플릭스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수습과정을 다룬 일본 드라마 ‘더 데이스’(The days)를 전세계 76개국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동시 개봉에서 빠졌고, 7월 20일부터 송출을 시작한다.

온라인 상에서는 정치적 이유로 ‘더 데이스’의 개봉을 막은 것이라는 음모론까지 퍼졌지만, 사실 국내 일본 비디오물 규제 때문에 동시 개봉이 불발됐다. 지난 1998년~2004년 시행한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정책에 따라 일본 영상물 중 영화에 대해서는 등급 분류를 한 후 유통이 시작됐다. 하지만 영화를 제외한 다른 영상물인 드라마나 예능은 대상에서 빠져 영화관 상영 등 우회적 통로를 통해 영화로 등급 분류를 받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국내 유통망에서 송출됐다. 다른 국가의 영상물은 OTT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등급을 분류한 후 송출할 수 있어 전 세계 동시 개봉이 가능하지만, 일본 비디오물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방영에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이 같은 편법 송출이 사라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일본 비디오물도 비디오물로 등급 분류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즉시, 영등위는 준비 절차를 거쳐 오는 9월부터 일본 비디오물에 대한 등급 분류를 시행한다.

2004년 정책 시행 당시엔 영화와 비디오물의 구분이 명확했으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OTT, 인터넷TV(IPTV) 등의 등장으로 예전처럼 매체별 규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또한 그동안 법적 근거 없이 정부 시책에 따라 시행돼 왔기 때문에 명문화된 규정도 없다. 관련법 상 자체 등급 분류 권한이 있는 플랫폼 사업자가 정책에 따르지 않더라도 사실상 제재가 어렵다.

물론 규제는 개선되더라도 일본 비디오물이 아무런 여과없이 그대로 유통되는 것은 아니다. 선정성이 과도한 비디오물의 유통은 기존의 제한 관람가 등급 제도에 따라 제한된다. 2022년 영등위의 등급 분류를 받은 전체 성인물 3970편 중 국내물 2489편(비중 62.7%)에 이어 일본물이 1347편(33.9%)으로 많이 유통되고 있다.

‘영화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은 ‘제한관람가’ 등급을 두고 있어 ‘선정성의 표현이 과도하여 인간의 보편적 존엄, 사회적 가치, 선량한 풍속 또는 국민 정서를 현저하게 해할 우려’가 있는 비디오물에 대해서는 영등위가 유통을 제한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제한관람가 등급 분류는 법상 영등위만 할 수 있으며,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권한이 없다.

문체부 관계자는 “영등위는 9월부터 변경되는 제도가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비디오물등급분류소위원회 내 성인물 전담반을 신설하고, 성인물 등급분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시스템과 심의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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