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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튀르키예 실용주의 외교

2023년 5월 28일, 튀르키예 현 대통령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52.18%의 득표율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힘 있는 국가를 염원하는 민족주의 성향 보수 유권자들의 강력한 지지에 기반한 결과다. 대선 이후 튀르키예는 중동, 아프리카와 유대관계를 확대하는 실용주의적 외교 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튀르키예는 중동 이슬람권의 중심국가 중 하나였고,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6개 투르크계 국가의 ‘맏형’을 자처해왔다. 최근에는 흑해 곡물 협정 만료 전 중재자로 나서 글로벌 곡물 공급망 안정에 기여했다. 또한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을 보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지역 국가와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고 있다. 그 외의 아프리카 국가와도 대외 원조를 중심으로 호혜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

건설전문지인 ENR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전 세계 해외 건설 매출액 점유율 5.1%, 세계 7위 건설강국이다. CIS 및 중동국가의 도로, 공항 등 주요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튀르키예 해외 건설 수주 중 45.9%가 CIS지역, 24.7%가 중동지역이었다. 2020년 이후에는 탄자니아, 잠비아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프로젝트 수주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튀르키예의 실용주의 외교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유라시아 지역 내 안보 위협이 커지면서 CIS지역 전반에서 인프라·재건 프로젝트가 추진될 예정이다.

특히 세계은행(WB)은 CIS지역 내 전쟁 피해 재건에 향후 10년간 411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인프라·재건 프로젝트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중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 프로젝트 경험, 기술력, 자본력이 함께 요구된다. 전쟁지역 철도 인프라 재건을 위한 세계은행의 2500만달러의 무상 원조계획 등 외부 자금 지원에도 많은 재건 프로젝트에서 금융이 함께 요구된다.

한국은 전 세계 해외 건설 매출액 5위로,우리 기업들은 토목 및 건축 분야, 특히 플랜트 등 산업설비 분야에 강점이 있다. UAE 해저 송전망사업 등 중동을 중심으로 세계 150여개국에서 다수의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CIS지역은 진출 사례가 많지 않고, 정보 접근에 어려움이 있다. 우리 정부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경협증진자금대출(EDPF)과 수출·해외사업금융 등을 통해 해외 건설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지만 금융 지원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튀르키예 기업들이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서 우리 기업들의 주요 경쟁자이지만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우리나라와 튀르키예의 경제 협력은 제조업을 시작으로 차나칼레대교 건설 등 인프라 프로젝트 부분으로 확대되고 있다.

성공적인 파트너십으로 구축된 탄탄한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의 기업이 전략적 협력으로 제3국에서도 활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용안 코트라 이스탄불 무역관 과장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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