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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안방’까지 돌아선 대통령 지지율, 민심 경고 새겨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27%대로 내려앉았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나왔다. 지난해 11월 중순 29%대를 찍고 이후 줄곧 30%대에 머물다가 5개월 만에 20%대로 주저앉았다. 미국의 동맹국 도·감청 정황과 정부의 대응 미숙 등이 국민 마음을 불편하게 한 측면이 크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잇단 설화 등으로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김기현 대표 출범 한 달여 만에 8%포인트나 빠져 민심이 멀어지는 모양새다. 여론조사를 세부적으로 보면 심상치 않다. 여당의 안방 격인 대구·경북(TK)에서도 부정 평가(53%)가 긍정 평가(44%)를 훌쩍 넘어섰다. 60, 70대에서 긍정적인 지지율이 좀 더 높게 나올 뿐 20~40대에선 10%대 초·중반대로 거의 민심이 바닥난 상태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한 주 만에 4%포인트나 떨어진 데에는 미국의 기밀문건 유출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식이 첫손에 꼽힌다.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섣부른 참모 발언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미국이 악의를 갖고 도청한 정황은 없다”며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기자들의 질문에 “더 묻지 말라”며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정부가 유출된 문건이 2월 28일과 3월 1일자 문건이라고 공식 확인했는데도 미국의 입장을 지레 감싸기에 바빴다. 아무리 동맹이라도 당당하게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여기는 국민정서와 맞지 않다. 독도와 한일 정상회담 당시 후쿠시마 수산물 문제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데 더해 실망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여당은 민생을 챙기기보다 계속된 설화로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햐는 일이 예사다. 김재원·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이 연거푸 설화를 일으켰는데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애꿎게 극우 성향 전광훈 목사를 둘러싼 논란 과정에서 리더십을 문제 삼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전격 해촉해 갈등만 더 키웠다. 쓴소리하는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는 당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과 여당의 근본적 변화가 요구된다.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대통령 국정운영의 부정 평가로 꼽은 게 외교(28%) 다음에 민생(10%)이다. 서민이 100만원 대출을 받겠다고 새벽부터 줄서는 현실이다. 지금의 정부 여당의 모습은 애초 ‘일 잘하는 정부’를 내세웠던 것과 다르다. ‘주 69시간 근로’처럼 정책적 혼선까지 빚고 있다.

4·5 재보선 결과는 민심의 가늠자다. 텃밭인 울산에서 교육감과 기초의원을 내줬는데도 위기감이 없다. 낮은 지지율을 인적 쇄신으로 해결하겠다는 건 안이하다. 무엇보다 불통의 이미지를 벗고 낮은 자세로 국민소통에 나서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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