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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세계인구 80억명 돌파가 의미하는 것

전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넘어섰다고 유엔인구국(UNPD)이 15일 발표했다. 80억명 돌파는 인류에게 축복일까, 위기일까. 존 윌모스 UNPD 국장은 “세계 인구가 80억명에 도달한 것은 인류 성공의 징표인 동시에 미래의 큰 위험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회요인이자, 위기요인일 수 있다는 얘기인데,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이번 유엔 발표자료를 세세히 훑어보고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

우선 세계인구 증가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1974년 40억명, 2011년 70억명, 2022년 80억명, 2037년 90억명(전망) 흐름이다. 정점은 2086년 104억명이고, 이후 세계인구는 꺾인다. 시사하는 바가 있다. 세계인구의 꾸준한 증가는 과학 및 보건의료기술 혁신 등 인류 성공의 징표다. 반면 증가 속도가 느려진다는 건 과학·의료기술의 한계를 암시하는 동시에 인구 오너스(Demographic Onus·전체 인구에서 15~64세 생산연령 비중이 하락하면서 경제성장이 지체되는 것) 현상이 범세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구 1위 국가 및 지역별 불균형도 살펴봐야 한다. 유엔에 따르면 내년부터 인도(예상 16억명)가 중국을 3억명 이상 따돌리며 인구 1위 국가가 된다. 세계시장의 축이 이동할 수 있는 변화다. 특히 중국이 시진핑 주석 1인 체제 구축으로 국가사회주의 색채가 짙어지고 있는 시점이어서 인도의 비교우위가 두드러질 수 있다. 지역별 불균형도 확연하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과 동남아 국가들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2050년까지 세계인구 증가 추정치의 절반 이상이 콩고,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탄자니아 등 8개국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들 국가가 앞으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시장임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인구증가의 그늘이다. 인구증가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하면서 기후위기가 악화하고, 연이어 식량부족도 심화할 수 있다는 게 유엔의 경고다. 또 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국가들이 향후 인구증가를 주도할 전망인데, 이들의 대규모 이주나 이에 따른 국가 간 물리적 충돌도 돌발변수다.

새 정부의 인구정책 컨트롤타워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인구정책 틀을 새로 짜고 있다. 시야를 넓히기 바란다. 저출산과 고령화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 세계인구 추이 등 미래를 내다보는 입체적 인구정책을 세워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이 개발계획의 모든 측면에서 현재와 미래 인구 추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유엔의 조언도 같은 맥락이다.

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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