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다양하다. 꽃은 정신적·건강적 가치가 매우 높아 우리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꽃을 정신치료에 활용하는 아로마테라피,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를 뜻하는 플랜테리어 등 화훼 소비 트렌드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은 이러한 꽃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스위스의 1인당 화훼소비액은 18만5000원에 달하고 독일 13만9000원, 네덜란드 11만원, 일본 5만7000원 등도 높은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5년 2만1000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21년 1만2000원까지 떨어졌다.
해외 선진국의 화훼 소비액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 정책, 국민의 화훼 소비 생활화가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그동안 화훼산업은 산업육성법이 부재해 중장기 사업계획 수립, 예산 확보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히 2020년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5년 단위의 ‘화훼산업 육성 종합계획’ 수립 및 시행이 법제화됐다. 정부와 업계 간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종합 계획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화훼산업 육성의 기반이 조속히 구축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화훼산업의 나머지 한 축인 소비활성화는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가. 우선 절화(꺾은 꽃)가 비싸다는 인식과 폐기물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는 꽃을 ‘돈을 주고 구매하기에는 아깝다’는 인식이 많지만 일본 등 선진국 소비자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는 일반 농산물과 같다’는 인식이 많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꽃을 사치품이 아니라 일반 농산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또 화훼 폐기물의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정부가 앞장서 시민이 화훼를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와 장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aT는 최근 개최한 양재플라워페스타 ‘가을 국화 꽃축제’와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을 통해 시민에게 꽃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활동을 소개한 바 있다. 심포지엄을 통해 앞으로 화훼산업을 육성하고 꽃 소비 확대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사가 각 지자체 등으로 확대돼 화훼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자리가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
또 미래 수요 발굴을 위해 초·중·고교에 화훼 꽃꽂이 등의 교과과정을 설치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aT는 지난해 전국 180개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한 ‘1교실 1꽃병 지원사업’과 전국 88개교를 대상으로 ‘초·중학생 꽃 생활화 체험교육’을 시행했다. 물론 올해도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꽃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과대포장을 줄임으로써 꽃 구매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꽃은 그 자체로 아름다움과 심미적 가치를 충분히 지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꽃의 가치에 대한 국민인식 제고와 꽃 소비 생활화에 많은 국민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꽃 재배농가의 소득이 증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김형목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유통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