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닥치고 발사’식 도발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있다. 새벽이든, 심야든 시간을 불문하고 쏴대더니 2일 단거리탄도미사일(SBRM) 등 25발 가량의 미사일과 100여발의 포를 11곳에서 10시간19분에 걸쳐 동·서해로 무더기로 발사했다.
특히 탄도미사일 중 1발은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경북 을릉도 방향으로 향해 속초에서 동쪽으로 불과 57㎞ 떨어진 공해상에 떨어졌다. 비록 공해상에 낙하했지만 영해 코앞에 떨어지면서 울릉도에는 6·25 남침 후 첫 공습경보가 발령되는 등 극도의 긴장감에 휩사였다.
북한은 3일에도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쏴 ‘무력시위’를 멈출 생각이 없음을 드러냈다. 우리가 지금 이태원 핼러윈 대참사를 맞아 국가애도기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개의치 않겠다며 반인륜적 행위를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NLL을 넘어 한국 측 공해상으로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북한은 수많은 미사일 발사행위를 시험 발사나 단순 위협에 국한했다. 하지만 이번 도발은 한국의 영해를 위협한 공격행위였다.
실제 울릉도를 향해 발사해 공습경보가 울리고 일부 주민은 지하대피소로 피신했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도발행위가 아닐 수 없다. 우리 군은 대응 차원에서 NLL 이북 공해를 향해 F-15K, KF-16 전투기를 출격시켜 공대지미사일 세 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NLL을 인정하지 않았던 만큼 NLL에서 추가도발 가능성이 크고 천안함 폭침처럼 우리 영해 내로 침투하는 해상 도발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도발에는 바례적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단호함을 보여줘야 한다.
북한은 지난달 3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이번 무력 도발의 핑계로 삼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7차 핵실험의 명분 축적 전략임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미국 중간선거(8일)를 핵실험의 변수로 저울질하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 발사나 초대형 핵폭탄 공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전술핵 능력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탄도미사일 개량 시험 등 군사 도발을 지속할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에 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 사용을 입에 올리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담판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북한 김정은의 7차 핵실험은 더욱 거침이 없을 것이다.
북한은 궁극적으로 전술 핵탄두를 이용한 7차 핵실험을 통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극대화해 핵무력국 위상을 얻으려 할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북한의 비대칭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의 실질적 억제력 논의가 시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