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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5%대 횡보 물가, 정점 지났다고 긴장 늦추면 안 된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를 기록했다. 지난 7월 6.3%에서 8월 5.7%로 떨어진 이후 9월 5.6%에 이어 3개월 연속 5%대 횡보세다. 불과 3개월 만에 상승 복귀라지만 변동폭은 미미하다. 불안해할 정도는 아니다. 돌발 요인이 없으면 향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대, 그것도 후반의 물가라면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은 맞다.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선인 2%는 멀고도 멀다. 하지만 물가 정점은 7월에 지난 것으로 판단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우려했던 10월 물가 정점설을 잘 넘겼다. 여간 다행이 아니다. 고통이야 계속되겠지만 더 심한 통증이 오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대내외적 요인들도 ‘최악은 지났다’는 징후들이 적지 않다. 원자재 가격은 오를 만큼 올랐고, 특히 수입물가에 치명적인 환율도 안정 쪽에 무게가 실린다. 글로벌 추이가 그런 방향이다. 현재 일본 엔화의 약세는 도를 넘어섰다. 금융위기설이 파다할 정도다. 그건 엄청난 달러 강세 때문이고 원인은 미국과의 금리 차다. 어마어마한 국가부채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처지인 일본은 미 국채를 뭉텅이로 내다 팔아 달러를 확보하고 환율을 방어한다. 당연히 미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른다. 그건 미국 금융시장에도 치명타다. 이미 그런 징후가 있다. 긴축하던 미 연준이 여차하면 국채를 사들여 돈을 푸는 유동성 개입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도 나왔다.

결국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물론 11월 미 연준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의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다. 12월에도 금리는 0.5%포인트가량 또 오를 것이다. 그럼 상단이 4.5%다. 그렇다해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은 없다. 시장은 이미 그것까지 반영된 수준에서 움직여왔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채권시장 실세 금리는 이미 5%에 육박한다. 미 금리도 정점에 도달할 시점이 코앞이고 달러 강세도 마감이 가까워졌다. 우리 수입물가 압력도 줄어들고 물가는 언젠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횡보는 횡보일 뿐, 아직 하락은 아니다. 글로벌 추세와는 별도로 한국 경제의 환율 변수는 여전히 불안하다. 무역수지는 7개월째 적자이고 심지어 10월엔 수출마저 지난해보다 줄었다. 환율은 언제나 튀어오를 준비 중이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시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도 한 달 걸러 나타난다.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은 슬금슬금 줄어들어 임금상승 압력은 어느 때보다 크다.

물가는 잡힐 때까지 잡힌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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