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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진일보한 청년주택정책, ‘역차별’ 논란 해소가 관건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밑그림이 제시됐다. 핵심은 청년층이다. 5년 동안 공급하는 50만호 가운데 70%(34만가구) 가까이가 20·30대에 집중됐다. 시세보다 최대 30% 싸고 최저 1%대의 낮은 금리로 최장 40년의 모기지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청약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미혼 청년을 위한 특별 공급도 신설했다. 또 민간 분양에선 추첨제 대상을 늘려 청년들 당첨 가능성을 키우기로 했다.

이번 제도 개편은 청년층을 위한 주거정책이 임대에서 분양으로 대전환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공공분양의 입지도 서울·수도권의 도심 역세권을 적극 활용키로 해 청년층의 직주 근접 수요를 충족시킬 만하다. 이제 가만 있으면 나만 손해본다는 조바심에 ‘영끌’을 불사하던 청년층의 움직임이 차분히 기다리면 더 좋은 조건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준다.

다만 누구나 선호하지만 땅값이 비싸고 여러 이해가 충돌하는 도심 역세권 입지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가 과제다.

정부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은 역차별 논란이다. 정부는 이번 정책에서 ‘미혼 청년’에게도 특별 공급을 하기로 했다. 특별 공급은 다자녀, 노부모 부양, 신혼부부 등 사회적으로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데 여기에 미혼 청년을 포함시킨 것이다. 앞으로 5년 동안 5만2500가구, 1년에 약 1만가구 정도가 미혼 청년에게 돌아간다. 게다가 시세차익의 70%를 가져가는 ‘나눔형’ 주택은 미혼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특공만 있어서 대다수가 청년세대에게 배정된다. 분양 여부를 나중에 정하는 ‘선택형’의 경우 미혼 청년 특공물량이 15%로, 다자녀 10%, 노부모 부양 5%보다 많다. 다른 특공 대상들보다 미혼 청년의 내 집 마련이 더 급한 상황인지 생각해볼 문제다.

민간 분양 청약도 대폭 바꿔 중소형(전용면적 85㎡ 이하)은 물량의 최대 60%를 추첨제로 공급하기로 했다. 오랜 기간 가점을 쌓아온 중·장년층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2020년 기준 40~50대 40% 정도가 무주택자다. 소형 평형뿐 아니라 60~ 85㎡ 중형까지 1~2인 가구와 청년층에 유리한 추첨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세대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이해한다. 그러나 정부 정책을 믿고 오랜 세월 기다려온 중장년의 박탈감도 헤아려야 한다. 계층 간 충돌이 없도록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황금비율을 찾는 노력은 우리 사회 모두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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