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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역대급 태풍에 초비상, 철저한 대비로 피해 최소화해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가공할 위력의 초강력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것이라는 소식에 전국이 초비상이다. 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부근 30㎞ 해상에 상륙하는 것을 시작으로 통영·거제를 거쳐 이날 오전 중 부산·울산을 차례로 훑고 지나갈 것이라고 한다. 지난달 8일 밤 수도권에 내린 역대급 폭우의 트라우마가 가시기도 전에 ‘괴물 태풍’이 몰고올 비바람과 맞닥뜨리게 됐다.

역대 가장 강한 바람을 기록한 태풍은 2003년 9월 상륙한 ‘매미’다. 추석을 앞둔 9월 대만 남동부 해안을 지나 비바람을 몰고 상륙해 이틀간 영남 지역을 초토화했다. 항구의 대형 컨테이너 크레인은 힘없이 무너져내렸고, 태풍에 휩쓸려 117명이 숨지고 4조원 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힌남노’는 최악의 태풍으로 꼽히는 ‘매미’와 시기는 물론이고 강도와 경로까지 비슷해 우려감이 크다. ‘힌남노’는 6일 오전 강도가 ‘강’인 상태에서 부산 내륙을 강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중심기압은 950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초속 43m로 예상됐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소용돌이가 크고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하다. 이대로라면 ‘매미’(954hPa)를 제치고 1959년 ‘사라’(951.5hPa)마저 뛰어넘어 역대 최강의 태풍으로 기록되게 된다.

‘힌남노’는 주로 경남 남해안 지역을 지나며 남동쪽에 직접적 타격을 주지만 태풍의 경로가 서쪽으로 치우칠 경우 내륙도 영향권에 들 수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도 폭우를 뿌릴 거라고 하니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해야 한다. 방파제, 차수벽, 모래주머니를 더 높게 촘촘히 세우고, 해안가 고층 건물은 ‘빌딩풍’ 피해를 막을 조치도 해야 한다. 산사태, 축대 붕괴, 하천 범람 같은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피와 구호계획을 사전에 세워야 함은 물론이다.

태풍 ‘매미’를 경험한 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예전처럼 무방비로 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 당시 마산에서만 침수 차량이 8000대에 이르자 이후 이 일대 아파트들은 1층을 비운 필로티 형태로 지어진 것이 많다. 그러나 경남 남해 개발이 진척되면서 당시보다 많은 건물이 복잡하게 들어서 자연재해에 더 취약해졌다는 점은 더 큰 위험 요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태풍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불가항력적 자연재해라지만 인재(人災)라는 오명은 들어선 안 된다”며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시길 부탁드린다”는 기상청의 간곡한 권유를 따라 안전사고를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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