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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문]코로나 이후 국립공원 탐방을 말하다!
코로나 블루, 국립공원 그린으로 극복하는 것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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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장 정용상

지난 5월 소백산에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바로 소백산철쭉제의 개최였다. 지역마다 매년 열리는 축제 중 하나로 치부될 수 있는 행사에 특별하다고 칭한 이유는 그 공백이 길었기 때문이다.

영주시는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철쭉제를 개최하고 진행했다. 국민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전하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개최된 이번 행사에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는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가벼운 걸음으로 산행을 하는 탐방객, 축제장에서 탐방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웃음 가득한 가족, 초대 가수의 무대에 흥겹게 춤을 추는 마을주민들을 보며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느꼈을 답답함과 애환의 체증이 해소됨을 알 수 있었다. 축제장의 행복을 전해 받으며 위드코로나 시대 국립공원의 탐방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코로나19 시작 이후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변하였다. 필수품이 되어버린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그 대표일 것이다. 이런 일상의 변화뿐만이 아닌 보이지 않게 우리 마음에 스며든 변화도 있었다. 바로 코로나블루이다. 코로나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 만들어진 신조어로 코로나 이후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하는 말이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이후(2021) 우울 평균 점수는 5.7점으로, 코로나 발생 이전(2018) 조사된 결과 2.3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였다. 또한 우울 위험군 비율 또한 22.8%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3.8%에 비해 약 6배 증가하였다. 이런 결과에서 볼 수 있듯 코로나 이후 우리는 작게든 크게든 마음에 증가한 우울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음의 우울감을 해소할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이지만 여러 대안 중 좋은 방법을 하나 권하자면 나는 자연, 그 중에서도 국립공원을 권할 것이다. 심리치유에 자연이 끼치는 영향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증명되었으며, 자연을 활용한 다양한 심리치료들도 활발하게 개발되어있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많은 사람이 자연을 찾는 연구 결과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인터넷정보학회(v.22 no.2)에 실린 연구 논문 코로나 블루와 여가 활동 : 한국 사례를 중심으로(Corona Blue and Leisure Activities : Focusing on Korean Case)’에 따르면 신체적 활동, 사회적 활동, 문화적활동, 지적활동, 자연적·야외 활동 5가지의 여가 활동 중 자연적·야외 활동이 코로나 전·후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

코로나 전 자연적·야외 활동이 여가 중 차지하는 비율은 16.5%4등이었던 수치가 코로나 이후 39.4%1등에 오른 것이다. 푸른 바다, 맑은 하늘, 지저귀는 새소리,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의 아름다움, 정상의 성취감과 탁 트인 경치만큼이나 우리의 마음을 잘 보듬어줄 치료제가 있을까? 모두에게 코로나블루가 국립공원 그린으로 치료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국립공원 방문을 권하여 본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하기 위하여 소백산국립공원도 국민행복을 책임질 다양한 탐방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탐방이란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로는 탐방 방법의 다양성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탐방로 정비와 시설인프라 구축뿐만이 아닌 조용히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인 자연소리 체험 ASMR존 조성, 가족단위 캠핑을 도와주고 탄소중립을 교육하는 소원등불축제 등 여러 행사를 진행하였으며, 이후에도 다양한 방법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도입할 예정이다.

다른 한 가지는 참여자의 다양성이다. 모두가 자연을 누리고 향유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으로 상반기 야생화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일반탐방객 대상 야생화 해설 프로그램, MZ세대 대상 SNS 야생화 소개와 퀴즈 이벤트, 청소년 맞춤 진로를 체험하며 꿈을 키울 수 있는 레인저 야생화 자원조사, 노년층 대상 고지대 야생화 해설에 이르기 까지 참여자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시각장애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 다양한 계층이 누릴 수 있는 탐방으로 국민의 우울감 극복에 도움을 더할 것이다.

모두의 행복을 위한 탐방을 말하기 전에 놓치지 않아야 할 중요한 요소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자연의 행복이다. 우리의 이용이 자연에게 불행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대표적 탐방정책으로 탐방로 예약제가 있다. 소백산 또한 자연의 보전을 위해 신규 탐방로예약제 구간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모두의 행복, 모두의 행복에 의한, 모두의 행복을 위한 탐방을 이루어 나갈 것이며 이에 모두를 초대하는 바이다.

조선의 풍수학자 남사고 선생은 소백산을 보고는 갑자기 말에서 내려와 넙죽 절을 하며 이 산은 사람을 살리는 산이다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과연 활인산(活人山)이라는 말은 소백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이를 소중히 여기며 즐겁게 이용한다면 우리의 신체와 마음의 건강이 회복되고 단단해지지 않을까? 코로나로 우울해진 모든 국민의 마음에 사람을 살리는 국립공원의 자연, 그린의 기운이 깃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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