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런저런 문제가 계속 터지자 육사가 뒤늦게 예규를 손질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개선안이라는 게 영 우스꽝스럽다. 사실혼을 포함해 결혼은 계속 금지했다. 이성교제는 기본적으로 허용하지만 신입생끼리, 같은 중대 생도들과의 교제는 여전히 불가하다. 그럼 선배나 후배, 다른 중대생들과의 이성교제는 가능하다는 것인지 모호하다. 60년 전 예규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15년 전 여생도들에게 처음 문을 열어 주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번이라도 심각한 고민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결혼 약속한 여자와 주말 외박 때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퇴학당한 육사 생도 얘기는 한마디로 코미디다. 20대 피끓는 남녀가 15년 넘도록 한 울타리에서 공존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아무 일이 없을 수 있을까. 우스갯소리로, 지금 밖에서는 아이 더 낳자고 난리다. 아무리 예비군인이지만 옷에 맞지도 않는 규제로 사생활을 강제해선 역효과만 날 뿐이다. 12일 공청회에서 현실적 대안이 도출되길 기대해 본다.
논설위원 조진래/jj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