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기독교민주당(CDU)-기독교사회당(CSU) 연합이 압승에도 불구,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함에 따라 향후 연립정부 구성에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한 득표율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민당-기사당 연합의 득표율은 41.5%로 조사됐다.
예상 득표율로 산출한 의석수는 311석으로 단독 과반 확보에 5석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25.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 1야당이 유력시 된 사회민주당(SPD)은 기민당-기사당 연합과 의석 수 확보 경쟁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자유민주당(FDP)과의 연정구성으로 과반수 의석 확보에 나서려 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4.8%의 낮은 득표율을 기록해 1949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할 뿐만 아니라 보수연정의 과반수 의석 확보도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조사에서 8.4%의 표를 획득할 것으로 보이는 녹색당은 사민당과 연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녹색당 뿐만 아니라 이번 총선의 변수가 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나 독일 좌파당과의 연정 가능성도 낮다. 이번 선거에서 좌파당은 8.6%의 지지율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민당 연합보단 사민당-녹색당과의 연합 가능성이 높다.
사민당-녹색당은 적극적인 구애로 야권연합을 이루고자 하고 있으며 그레고르 기지 좌파당 원내대표 역시 사민당-녹색당-좌파당의 이른바 ‘적-녹-적’ 연정 구성을 강력하게 희망하는 의사를 현지 언론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4.7%의 AfD 역시 반(反) 유로화를 외치고 있어 기민당과의 연합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정이 과반 의석 확보에 최종 실패하게 될 경우 메르켈 총리는 야당인 사민당과 녹색당과도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을 벌여야 한다. 한 석이라도 아쉬운 메르켈은 제1야당인 사민당과의 연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입장이다.
한편 지역구 299석, 주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299석 등 총 598석의 하원(분데스탁) 의원을 뽑는 독일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제1투표로 지역구 의원을, 제2투표로 지지정당을 선택한다.
이때 특정 주에서 제2투표의 득표율에 따른 의석 수보다 많은 지역구 당선자를 낸 정당의 경우 ‘지역구 당선자 우선’ 원칙에 따라 배정의석이 늘어나게 된다.
이 같은 초과의석은 1994년 16석, 1998년 13석, 2002년 5석, 2005년 16석, 2009년 24석이 발생했다.
특히 초과의석수는 대체로 다수 득표 당에 돌아간다. 실제로 2009년 총선에서 발생한 24석의 초과의석수를 기민·기사당이 싹쓸이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7월 “직접 선거 원칙을 위배하는 것일 뿐 아니라 유권자들이 자신의 투표권 행사가 선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없다”면서 다수당에 몰아주는 초과의석수를 15석 이하로 줄이도록 명령했다.
기민ㆍ기사당 연합은 1957년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 집권 당시 단독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바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