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성(性) 매수자 처벌법과 소녀 미인대회 금지법 등 여성의 인권과 관련된 일련의 논의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 여성권익위원회는 사회당의 모드 올리비에 의원이 제출한 성 매수자 처벌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 보고서는 매춘을 근절하기 위해 성 매수자를 처벌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춘을 하다 걸린 이들에게는 최고 1500유로(한화 약 218만원)의 벌금이 부과되고, 성교육을 강제할 수 있다. 재범에게는 최고 징역 6개월에 75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프랑스에서 매춘은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성매매 광고나 성행위를 통한 치료 등을 주장하는 것은 불법이다. 매춘 영업장을 운영하는 것도 불법으로 규정돼있다.
법안을 발의한 올리비에 의원은“성 매수자 처벌 법안이 통과되면 매춘 여성들이 현대의 노예제인 매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매춘 여성 단체는 이 같은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성 매수자 처벌이 매춘 여성의 권익에 반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프랑스 매춘여성 노동조합인 STRASS는 “성 매수자를 처벌하는 것이 성매매를 없애지는 못할 것”이라며 “단속이 시행되면 성매매 여성이 더 음성적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의료 지원도 못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하원 여성 권익위는 오는 11월께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프랑스 하원이 성 매수자 처벌법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상원은 소녀 미인대회 금지법이 화제다.
프랑스 상원은 17일(현지시간) 찬성 196표, 반대 146표로 16세 미만 소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인대회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소녀 미인대회 개최측에 최고 징역 2년에 3만 유로의 벌금을 물게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을 제출한 샹탈 주아노 의원은 “소녀들이 어릴 때부터 자신들이 외모로만 평가받는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법안은 2010년 12월 패션잡지 보그에 프랑스 소녀의 선정적인 사진이 실린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0살이었던 소녀 티렌느 블롱도는 짙은 화장을 한 채 배게 위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을 연출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보그는 이 사진이 단순히 “엄마처럼 입고 싶다”는 소녀들의 판타지를 보여준다고 주장했지만, 유럽 전역에서 어린이를 성적 대상화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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