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생생뉴스]영국의 세계적인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71) 박사가 말기병 환자의 안락사에 대해 지지 의견을 밝혔다.
온몸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으로 50년째 투병 중인 호킹 박사는 17일(현지시간) “말기병으로 극심한 고통과 싸우는 환자의 죽음을 선택할 권리는 존중돼야 한다”며 “안락사를 돕는 사람들을 처벌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호킹 박사는 이날 자신의 다큐멘터리 상영에 즈음해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전보다 더 솔직하게 안락사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호킹 박사는 “안락사는 환자 본인의 신중한 판단을 통해서만 이뤄져야 하며, 본인 동의가 없거나 강요된 상황에서 시행돼서는 안 된다”며 본인 동의를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1985년 자신이 폐렴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의료진이 생명유지 장치를 떼는 것을 제안했던 상황은 환자의 동의가 없는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킹 박사는 대표저서인 스위스에서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를 집필하던 당시 폐렴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사실을 최근 자서전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21살 때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호킹 박사는 진행되는 병세와 관련 “의사소통 수단인 볼 근육이 뇌신경과 인접해 있어서 살아있는 한 연구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킹 박사는 볼 근육을 움직여 텍스트를 입력하고 다시 음성으로 변환하는 특수장비를 의사소통에 활용하고 있다. 볼 근육의 움직임은 안경의 센서를 통해 컴퓨터에 무선으로 전달된다.
호킹 박사의 휠체어에는 이를 위해 웹캠과 인터넷 전화가 가능한 태블릿PC를 비롯해 음성 합성기와 앰프가 장착돼 있다.
그는 “장애가 있었기 때문에 우주물리학자로서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며 가족과 친구들이 없었다면 우주는 자신에게 공허한 공간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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