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20년 연속 ‘미국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다. 게이츠를 비롯한 미국 400대 부호의 순자산은 2조달러로,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준이다. 재산이 최소 13억달러 이상인 미국 400대 자산가 중 자신의 부를 누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진 45세 이하는 20명이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 400대 부자 명단에 따르면 게이츠는 순자산 720억달러(77조8320억원 상당)로 1위를 차지했다. 게이츠는 지난 5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res Index)’에서 MS의 주가 상승 등에 힘입어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을 제치고 세계 1위 갑부 자리를 탈환했다. 미국 400대 부자 중 2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이 차지했다.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은 410억달러로 3위에 올랐다.

6위부터 9위까지는 대형할인매장 체인인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의 며느리 크리스티 월튼을 포함해 창업자의 셋째아들 짐 월튼, 막내딸 앨리스 월튼, 장남 롭슨 월튼 등 월튼 일가가 휩쓸었다. 자산가로 알려진 마이클 블룸버그(310억달러) 뉴욕시장은 10위를 기록했다.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203억달러)은 18위를 기록하며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0위 안에 입성했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190억달러)는 최근 주가 반등에 힘입어 20위권에 재진입했다.

400대 자산가 중 재산 증가율이 가장 컸던 인물은 클라우드 기반의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워크데이의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더필드였다. 그의 순자산은 1년 새 3배 이상 늘어 64억달러에 달했다.

400대 자산가 중 천문학적인 재산뿐만 아니라, 이를 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진 45세 이하는 20명이었다. 최연소 400대 미국 부자는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 더스틴 모스코비츠(29)가 차지했다. 모스코비츠보다 생일이 8일 빠른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 저커버그는 두 번째로 젊은 미국 400대 부자였다.

400명의 순자산은 1년 전보다 3000억달러 더 늘어난 2조200억달러에 달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00대 자산가 중 재산이 줄어든 사람은 30명에 불과했다. 포브스는 이들 자산가가 주식과 부동산시장 강세로 재산을 늘렸다고 분석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