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항해 내전을 이끌고 있는 반군의 절반 가량이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ㆍjihadist)’이거나 ‘극단적 이슬람 세력’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가 공개한 군사방위정보업체 IHJ 제인스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 세력은 총 10만 명 정도로 추산되며 내전이 31개월째 이어지면서 1000여개의 조직으로 갈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파 조직 가운데 최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세력은 강경 이슬람주의자 조직으로, 3만∼3만5000명이 소속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이슬람 정통 교리를 주장하는 수니파로 분류되며, 아사드 정권이 속한 시아파 소수 종파인 알라위트파가 전개한 세속적 정책 및 독재정치에 반발해 내전에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약 1만 명의 반군 세력이 지하디스트 조직을 형성하고 있으며, 과격 이슬람 테러단체인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알라위트파의 세속성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극단적 이슬람 세력과 유사하지만,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싸움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강경파인 이들을 제외하면 반군 세력 중 3만 명은 비교적 온건한 계열의 이슬람 조직에 소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아사드 정권처럼 세속적 시아파에 속한 종파 조직과 순수 민족주의 단체로 분류되는 반군 세력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이슬람 강경파가 점차 세력을 확장해 시리아 반군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함에 따라, 향후 시리아 반군의 움직임이 서방권을 겨냥할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극단적 이슬람 세력 중에서도 특히 ‘자바트 알누스라’와 ‘이라크ㆍ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 조직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주목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 작성자인 찰스 리스터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리아 내전은 세속 정권을 타도하고 정통 이슬람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세력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자칫 반(反)서방 운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ISIL은 최근 시리아 최대도시인 알레포 동부 지역을 향한 공격을 “악(惡)을 몰아내기 위한 전쟁”이라고 선포하고 “친(親)정부 민병대 ‘샤비하’는 물론 주제 넘게 이슬람 국가를 공격하고 있는 국가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한편 보고서는 이들 강경 이슬람 세력들이 “석유와 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북부 시리아 지역들을 점령한 뒤 주민들에게 강경 이슬람 교리를 세뇌교육시키고 있다”며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