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선진국들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출주도형 성장 전략에 의존하기보다 내수시장에 무게를 둔 균형 개발 전략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유엔 보고서가 발표됐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는 12일(현지시간) 공개한 ‘무역 및 개발 보고서 2013’을 통해 선진국의 수입과 개발도상국의 수출이 지난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에 비해 크게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지난 2007년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2008∼2011년 사이 선진국 경제가 크게 타격을 입어, 이 기간 수입이 연평균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3∼2007년 동안 선진국의 연평균 수입증가율이 6.6%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것이다.
특히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 경제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2008∼2011년 미국의 수입증가율은 연평균 -0.5%로, 동기간 0.1%를 기록한 유럽 경제보다 수입 부진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앞서 지난 1999년 1분기부터 2008년 3분기까지 수입증가율이 매분기 2% 이상 성장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보고서는 식품을 제외한 소비재 소비가 위축됨에 따라 수입을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게 했다고 분석했다.
선진국의 수입 규모가 종전보다 하락하면서,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가 큰 개도국들은 줄줄이 수출 감소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8∼2011년 개도국의 연평균 수출성장률은 5.9%로, 직전 기간인 2003∼2007년의 12.0%는 물론 1991∼2002년의 8.2%보다도 크게 떨어졌다.
보고서는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침체와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향후 선진국 경제의 수요와 수입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선진국 경제의 둔화로 개도국의 피해가 더욱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수출보다 국내 수요에 정책적 초점을 맞춘 성장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인도 자와하를랄 네루대학(JNU) 자야티 고쉬 교수는 점점 더 많은 국가가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제 무역규모가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교역 성장률을 연초 3.3%로 전망했다가 이를 2.5%로 수정했으며, 내년도 전망치도 5%에서 4.5%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