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7)가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FBI 본부 빌딩 등 유서깊은 부동산 매입에 적극 나서며 ‘트럼프 제국’을 완성해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연방정부 재정적자 감축 노력의 일환으로 국유 부동산 처분을 지시한 것을 기회로 삼아 도널드가 수도권 국유 ‘알짜’ 매물을 속속 집어삼키고 있는 것이다.
오는 2016년 차기 대선출마 여부를 저울질 중인 트럼프의 ‘제국’은 수도 워싱턴DC 일대에 걸쳐 폭넓게 건설되고 있다.
지난 2009년 그는 워싱턴DC 포토맥 강변 라우던 카운티 지역 골프장을 인수해 트럼프내셔널 골프클럽 라우던으로 전환, 운영 중이다.
도널드가 지난 2002년 로스앤젤레스(LA)의 15홀 코스 규모 오션트레일 골프장을 인수, 2004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2006년 18홀 코스로 확대 재개장한 트럼프내셔널 골프클럽 LA의 워싱턴DC 버전이다.
지난해에는 워싱턴DC에 인접한 메릴랜드주 샬롯츠빌의 클루게 와인농장을 인수, 트럼프 와인농장으로 화려하게 변모시켰다.
판매하는 와인에는 모두 ‘트럼프’라는 상표를 부착, 30억 달러(3조 2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라는 이름의 브랜드 가치를 한껏 활용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시내 중심부인 국회의사당 건너편 구 우체국 건물 본부 빌딩 ‘파빌리언’ 개발 계획을 밝혔다. 시 정부와 60년 임대 계약을 체결, 2억 달러를 투입해 향후 1박 당 700달러 수준의 초호화 호텔을 짓겠다는 것. 지은 지 114년 된 이 건물은 워싱턴DC에서 워싱턴 기념탑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도널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시내 중심부의 FBI(미 연방수사국) 본부 ‘후버 빌딩’ 재개발 계획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BI도 건물 디자인이 콘크리트 외벽이 그대로 노출되는 등 시대에 뒤떨어지고, 건물 자체도 오래돼 새 건물로 이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높다.
미 연방조달청(GSA)은 부동산 개발업자,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측정하며 올해 안에 민간 사업자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는 11일 워싱턴포스트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우체국 개발 사업만큼 전망이 좋으면 후버 빌딩 사업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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