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중국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6개국 남성 4명중 1명이 여성에 대한 강간을 적어도 한번 저지른 적 있다고 인정해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의 BBC방송은 10일(현지시간) 유엔이 중국과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파푸아뉴기니 6개국의 남성 1만 명을 대상으로 여성에 대한 성폭력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강간을 저지른 남성 대부분은 “(자신들이) 성적인 권리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진술했다. 또 “심심해서 재미삼아 저질렀다”는 응답과 “화난 것에 대한 벌의 형태로 자행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를 지휘한 엠마 플루 박사는 “이들은 여성의 동의와 상관없이 성관계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믿고 있다”며 “놀랍게도 술에 취해 강간했다는 응답자는 가장 적었다”고 말했다.
국가별로 파푸아뉴기니는 강간을 인정한 비율 6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도네시아 도시지역(26.2%), 중국 도시ㆍ농촌지역(22.2%), 캄보디아(20.4%), 스리랑카(14.5%), 방글라데시 농촌지역(14.1%), 방글라데시 도시지역(9.5%) 순으로 나타났다.
설문 내용은 ‘부인(파트너)이 성관계를 원치 않는다 것을 알고 있을 때에도 상대가 부인(파트너)이기 때문에 동의해야 한다고 믿고 성관계를 가진 적 있느냐’와 ‘여성이 술 취했거나 약에 취해 자신이 성관계에 대한 의사표현을 할 수 없을 때 성관계를 한 적 있느냐’였다.
BBC방송은 조사팀을 인용 “이번 결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복수 국가를 상대로 한 첫번째 성폭력 조사이며 그 이유를 묻는 조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조사의 일부 내용은 의학저널 란셋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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