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두고 깨질 위기다. 이탈리아 상원이 9일 대법원에서 세금 횡령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대한 자격심사를 벌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자유국민당(PDL)은 사면위원회가 그의 의원자격을 박탈하면 중도 좌파 민주당(PD)과의 연립정부에서 발을 빼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과 더는 협상할수 없다는 소장파 원칙론자들의 주장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베를루스코니의 최측근인 자유국민당 레나토 스키파니 상원의원은 5일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연립을 하기로 한 상대방이 파트너에 불리한 투표를 하면 정치적 공존이 불가능하다. 차라리 다시 총선을 실시하는 것이 낫다”며 민주당과의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를 내보였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만일 정부가 위기에 빠진다면 이탈리아는 매우 중대한 위험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연립 정부의 존속을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정치 이미지를 깨끗하게 만들고자 2년 이상 실형을 선고받은 형사범이 의회에 진출할 수 없도록 한 법률에 자유국민당도 찬성해놓고 이제와서 이를 적용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레타 총리가 물러나고 마태오렌치 피렌체 시장(38)이 총선을 이끌어 정적이었던 자유국민당과의 연계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한편 최근 한 여론 조사에서는 총선이 다시 치러진다면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이 절대다수는 아닐지라도 제1당이 될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