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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선 보기 힘든 판사들의 사과 “군사독재 희생 막을 수 있었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칠레 판사들이 과거에 대해 사죄했다.

군사 쿠데타 40주년을 앞두고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 시대에 사법부가 저지른 잘못을 뒤늦게나마 뉘우치겠다는 것이다. 비슷한 역사가 있는 한국의 사법부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피노체트는 1973년 9월 11일 첫 사회주의 정권인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 1990년까지 17년간 집권하며 인명을 대량 학살하고 인권탄압을 자행했다.

4일 (현지시간)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칠레 전국판사연합은 이를 두고 “국가 폭력 희생자들과 칠레 사회에 용서를 구할 때가 왔다”고 발표한 것이다.

판사연합은 “당시 사법부, 특히 대법원이 기본적 인권 지킴이로서의 역할과 국가 폭력 희생자 보호에 모두 실패한 점이 명확하게 언급되고 인식돼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지금까지 칠레 법원은 피노체트 군사독재 시대에 국가에 의해 납치되거나 살해된 가족, 친척을 찾아달라는 신청 5000여 건을 “정보가 없다”는 이유 등을 대며 기각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판사연합은 “사법부가 군사독재 시절 박해당한 이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뭔가를 더 해야 했고, 할 수 있었다”며 참회했다.

당시 곤경에 빠진 희생자들이 사법부의 개입을 요청했지만 무시당한 게 현실이었다고 판사연합은 덧붙였다.

현재 중도우파 정부의 수장인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도 지난달 쿠데타는 역사적 사실이며 쿠데타 40주년은 반성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용서를 구한다. 이게 화해를 위한 나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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