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닥터 코퍼(Dr. Copper)가 심상치 않다.’
제조업에 필수적인 구리는 경기와 주가 흐름을 미리 보여준다는 점에서 ‘닥터 코퍼’로 불린다. 그런데 닥터 코퍼의 앞날에 위험 경보가 켜졌다.
구리값은 지난 2011년 t당 1만 달러로 정적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지난 2월 8305 달러였던 구리값은 6월 6600 달러로 20% 가량 폭락했다. 그러나 최근 두 달간 다시 반등하며 지난 6월 저점대비 10% 오른 7238 달러 대를 순항하고 있다.
중국과 일부 선진국 경기 반등에 힘입어 구리값이 최근 두 달간 꾸준히 올랐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구리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구리값 랠리와 함께 공급이 늘어 이젠 공급과잉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시티그룹 금속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윌슨은 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구리는 이제 공급과잉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까지 구리 공급은 눈에 띄게 확대돼왔다. 주요 광산에서 나오는 구리양이 예상치보다 8~9%를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구리의 앞날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이 뿐이 아니다.
골드만삭스 금속 애널리스트 맥스 레이톤은 “구리는 향후 중기적 관점에서 침체될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등에서 구리 수요가 늘고는 있지만, 예상치를 훨씬 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중국에서 새로 시작되는 프로젝트가 미미한 수준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향후 6개월 내지 1년치 수요 또한 소규모라는 것이다.
시티그룹의 윌슨도 향후 3~12개월 사이 구리값은 하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윌슨은 “구리 시장은 공급보다는 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앞으로 그런 추세는 더욱 뚜렷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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